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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정원입니다" 어설픈 국정원의 굴욕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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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린게 문제'라는 안이한 인식을 넘어서는 수준을 보여줄 때

 

◇ 수령지를 국정원 주소로 버젓이 적어내

영화 베를린에 보면 작전수행은 물론 격투까지 멋지게 수행하는 우리 국가정보원 요원의 모습이 나온다.

그런데, 실상 우리 국정원 요원들의 모습은 검은 선글라스를 낀 멋진모습만은 아니다.

최근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을 외국 해킹업체로부터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법사찰 노란이 재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것이 뭐가 문제냐?"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국정원의 고유업무인 첩보활동을 위한 일인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국정원의 어설픈 행각이 또다시 만천하에 공개됐다는 사실이다.

국정원이 이탈리아 전문업체에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하면서 영수증에 물품 수령지 주소를 '서울 서초우체국 사서함 ○○○' 라고 버젓이 썼다.

정보기관이 정보활동의 연장 업무를 하면서 스스로 신분을 드러낸 셈이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긴급 주문을 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 (사진=위키리크스 캡쳐)

 

◇ 국정원 굴욕시리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2월에는 국정원 요원들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이 머물던 서울 롯데호텔 숙소에 침입해 노트북을 뒤지다 현장에서 발각됐다.

첩보를 확보하면서 방어선을 치는 기본적인 수칙도 지키지 않은 일반 절도범만도 못한 수준의 정보활동이었다.

앞서 2010년 5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프랭크 라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을 미행하다 자신들이 오히려 카메라에 찍히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다.

두 달 앞서는, 리비아 대사관에 나가있던 국정원 요원이 정보활동을 하다 리비아 당국에 적발돼 추방당했다. 이 요원은 리비아 군수물자 정보, 북한 근로자 동향을 파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리비아로 급히 달려갔고 리비아측은 10억달러 짜리 도로 무상건설을 댓가로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국정원 요원이 진보단체 사무실에 방송국 기자 신분증 걸고 사칭해 돌아다니다 적발된 적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우리국민 19명을 구출해오면서 국정원 요원인 선글라스맨의 얼굴이 버젓이 공개됐다. 이 요원은 그날로 정보요원으로서 생명이 끝났다.

 

◇ 걸린게 문제?

지금은 폐지했지만 한때 국정원의 모토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그런데, 요즘 국정원 직원들은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일하는 것 같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비밀 정보기관은 눈에 보이지 않아야하는데 우리나라 요원들은 다 눈에 보이고 심지어 스스로 국정원 요원으로 행세하고 다니는 공개주의가 제일 큰 문제다" 국정원 출신 한 고위간부의 말이다.

"국정원이 할 일을 한 것 뿐이다. 걸린게 문제일 뿐이다"라고 국정원측은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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