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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협상 여진 속 ‘불가역적’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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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굴욕 야합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정부가 위안부 협상을 타결 지으면서 더 재론하지 않겠다는 뜻인 ‘불가역적 해결’을 약속한 것이 ‘굴욕외교’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이 법적 책임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는데도 소녀상 이전 가능성 등 선물만 잔뜩 줬다는 협상 실패론이 나오는 상황에서다.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불가역적’ 보증까지 해줬느냐 하는 자존심 문제로 비화되는 것이다.

‘불가역적’(irreversible)은 북핵 6자회담에서나 등장했던 비교적 생소한 용어다.

북한이 다시 몰래 핵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CVID)을 적용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나왔다.

정상적인 국가간 협상에선 합의된 것 자체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함의를 담고 있다.

물론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일방적인 합의 폐기도 가능하지만 국격의 치명적인 위기를 감수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합의에 불가역적 조항이 명시된 것은 상대에 대한 짙은 불신을 담고 있다.

윤병세 외교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28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일본 측이 이번 협상 이전부터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집요하게 주장했던 점으로 미뤄 회담 막판에 일본 측 요구를 우리가 마지못해 수용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일본 측이 제기해온 ‘골대 이동론’과 맞물려 한국은 못 믿을 나라라는 인식까지 은연중에 유포한 셈이다.

반면 이런 관측과는 정반대로 우리 정부가 먼저 불가역적 해결을 요구했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 측이 고노담화 등 그나마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놓고도 이를 자꾸 번복하는 행태에 대해 우리도 쐐기를 박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불가역적 해결은 상호적인 것”이라며 쌍방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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