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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엔 다당체제가 적절, 제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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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민주화 공약 내걸었지만 소용 없어
- 경제민주화 하려면 정치제도 바꿔야
- 소선거구제, 거대정당에 절대유리해
- 새누리 43%득표로 국회과반수 넘게 차지
- 양대정당은 적대적 공생관계인 셈
- 유럽식 전면 비례대표제 도입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월 5일 (화)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유종일 교수 (KDI 국제정책 대학원)

 

◇ 정관용> 안철수 의원 탈당, 김한길 의원 탈당 그리고 3당 체제로 가는 것 아니냐. 이미 각종 언론사들이 여론조사 하는데 그런 식을 전제로 한 보도들을 내보내고 있고요. 그런데 지난해에 이미 학자들이 모여서 우리 거대양당체제 이걸 개혁해야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이런 성명까지 낸 바가 있더군요. 저희가 자료를 찾아보니까. 그때 중심에 섰던 분이 119포럼 대표입니다. 좋은 나라 이사장을 맡고 계시는 KDI 국제정책 대학원의 유종일 교수, 그래서 오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유종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119포럼이 뭐예요?

◆ 유종일> 지금 대한민국 시스템이 망가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 정관용> 119 응급구조출동을 해야 해요?

◆ 유종일> 출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 젊은이들이 절망의 언어를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헬조선이니 하면서. 그런데 이 정부나 정치권이 아무런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거든요. 오히려 국민들이 아우성치고 의사표현 하는 걸 테러집단이라는 둥. 그래서 이렇게 시스템이 망가졌을 때 낙담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미래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것이 지식인들의 사명인데 워낙 위급하다 보니까 저희들이 그런 119비상출동을 하는 그런 마음으로 좀 모여서.

◇ 정관용> 교수님들이 모여 있는 포럼입니까?

◆ 유종일> 그렇습니다. 애초에 교수선언을 추진을 했고요. 100인 선언을 하자, 처음에.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좀 사실은 어떤 정치적 선언을 교수 100인이 한다는 것이 100명 모으기가 간단한 일은 아닌데.

◇ 정관용> 어렵죠.

◆ 유종일> 하다 보니까 이게 숫자가 초과가 됐어요.

◇ 정관용> 100명이 넘었어요?

◆ 유종일> 네, 100명이 넘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얼추 보니까 119명이더라고요. 그래서 아, 119 하라는 그 의미구나 그래서 119 선언을 발표를 하고.

◇ 정관용> 그러니까 119포럼이라는 이름은 정해놓았었고?

◆ 유종일> 아닙니다.

◇ 정관용> 아, 그게 아닌데 교수를 모으다 보니까?

◆ 유종일> 선언을 하려고 모으다 보니까 119 선언을 하게 됐고 그래서 119포럼으로 결성을 했습니다.

◇ 정관용> 이건 중요한 건 아니고요. 거기서 발표하신 교수선언이 작년 12월이었고. 정치체제 혁신을 위한 교수선언을 발표하신 것 아닙니까?

◆ 유종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러면 우리나라가 시스템의 위기다라고 하는데 그 시스템의 위기는 경제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그런데 정치체제의 혁신을 해야만 이게 풀린다, 고리는 그거다. 이겁니까?

◆ 유종일> 네. 아시는 분은 아시겠습니다만 제가 경제민주화를 오랫동안 주장을 해 왔었는데 저희가 지난번 2012년에 총선하고 대선 할 때 마침 우리나라 각 주요 정당 또 주요 정치지도자들이 경제민주화를 해야 한다.

◇ 정관용> 다 공약으로 내걸었죠.

◆ 유종일> 그렇죠. 다 공약으로 내걸고 우리 박근혜 대통령도 그걸 최고의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이 되고 했는데 지금 보면 경제민주화 됐습니까? 양극화는 더 심화되고요. 그런 재벌들이 요즘 또 계속 입에 오르내립니다마는 그런 횡포나 독점적인 지배가 더 강화되고 있고.

◇ 정관용> 이런 걸 고치려면 정치체제가 바뀌어야 된다?

◆ 유종일> 그래서 고민을 해 보니까 결국은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이 잘 안 돼 있고 정치권이 국민들 흔히 하시는 말씀대로 정말 국민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경쟁하기보다는 그저 권력다툼, 싸움질 아닙니까? 그래서 제도를 바꿔야 되겠다.

◇ 정관용> 그러면 그 정치체제의 제도혁신, 그건 여야 간의 정권 교체 이거랑은 다른 거죠?

◆ 유종일> 그건 다른 겁니다. 결국은….

◇ 정관용> 구조적 기반을 바꿔야 한다?

◆ 유종일> 그렇습니다.

◇ 정관용> 왜 바꿔야 합니까? 지금의 제도에는 어떤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겁니까?

◆ 유종일> 지금 선거제도는 한마디로 승자독식 제도거든요.

◇ 정관용> 소선거구제.

◆ 유종일> 소선거구제. 그래서 한 표라도 더 받는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지는 그런 제도이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사표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 거예요.

◇ 정관용> 그렇죠.

◆ 유종일> 그리고 지역적 기반이 있는 2개 여당, 야당의 양대 정당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외에 투표를 하면 사표가 돼버리고 마는 거죠.

◇ 정관용> 버려지죠.

◆ 유종일> 그렇게 하다 보니까 이 양당체제, 양당 좀 제가 격하게 표현하면 양당독점체제라고 하는데 이 두 당에 대해서 국민들이 만족을 하고 있지 못한데 그러면 다른 새로운 어떤 경쟁자가 나타나서 '야, 쟤들이 좀 괜찮겠다. 밀어줘보자' 이런 것이 가능해져야 하는데 이 기득권을 가진 정당들이 굉장히 많은 진입장벽을 쳐놓았습니다.

◇ 정관용> 소선거구제가 대표적인 거죠.

◆ 유종일> 그렇죠. 소선거구제가 가장 핵심적인 것이고 그뿐만 아니라 선거운동의 자유라든지 여러 가지 제안을 해 놓고 제3당이 나오면 힘 있게 나오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러니까 거기다가 표를 줘봤자 사표가 되고 그러니까 경쟁이 안 되는 거예요.

◇ 정관용> 맞아요.

◆ 유종일> 경쟁이 없는 곳에는 혁신이 있을 수 없죠. 그러니 혁신위원회를 4번, 5번씩 만들어도 마냥 그 인물이 그 인물대로 있는 것이고 그 행태가 그대로 남아 있고 그런 것이거든요.

◇ 정관용> 양대 독점정당의 기득권 온존형태.

◆ 유종일> 그렇습니다. 그래서 심하게 얘기하면 적대적 공생관계다, 이렇게 봐야죠.

◇ 정관용> 그렇기 때문에 두 당이 정권교체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해봤자 경제민주화는 실천이 안 되더라?

◆ 유종일>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 그럼 어떻게 바꿔야 합니까?

◆ 유종일>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제가 경제학자다 보니까 또 특히 강조하는 것이 공정한 경쟁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표를 주는 만큼 의석을 가져가는 유럽식 전면적인 비례대표제, 유럽에도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영국하고 프랑스가 다르지만 그 외 모든 유럽국가들은 전부 비례대표제를 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한 정당이 얻은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가져간다는 거죠.

◆ 유종일> 네. 그렇게 되면 역시 다당제가 되는 것이고.

◇ 정관용>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새누리당하고 더불어 민주당이 자기들이 얻은 득표율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는 거죠.

◆ 유종일> 훨씬 많이 가져가죠. 새누리당 예를 들면 지난번 선거 때요. 40% 정도, 41% 정도인가 득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과반수 가져가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유종일> 그리고 지금 선거구 획정 협상과정에서도 자기들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그런 제도 변화는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 이렇게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다수의 횡포를 부리고 그러다 보니까 자꾸 극한 대결의 정치가 되고 그런 것이죠.

◇ 정관용> 전면적인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다당제가 된다.

◆ 유종일> 네, 그리고 누구든지 이런 유럽에서 보면 우리가 알다시피 과거에 전통적인 거기도 좌파정당, 우파정당이 있었지만 새롭게 환경을 주장하는 녹색당도 나오고 여러 가지 최근에 스페인의 포데모스라든지 이런 정당들이 막 새로 나와서 정치가 바뀌고 하는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나 없다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신생정당의 진입장벽을 허물고 전면적 비례대표제를 해서 다당제가 되면.

◆ 유종일> 그러면 경쟁이 활성화 되면 그렇게 정당 보스한테만 잘 보여서 공천 받고 그러면 자당이 좀 유리한 지역에서는 웬만한 사람은 다 당선되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선거 끝나고 나면 그 다음부터 당에서는 당권투쟁 또 대권싸움, 이런 식으로 되는 투쟁 위주의….

◇ 정관용> 제도가 이렇게 바뀌면 원내 과반의석을 갖는 단독집권의 정당이 나오긴 쉽지 않은 거죠.

◆ 유종일> 거의 어렵다고 봐야죠.

◇ 정관용> 이럴 때는 연장을 할 수밖에 없고.

◆ 유종일>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연정을 하려면 누군가랑은 협상을 해서 타결을 해야 하고 절충을 해야 되고.

◆ 유종일> 그렇죠. 우리가 그런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거든요. 과거에 잘 되진 않았습니다만 DJP연대라는 것도 있었고 특히 우리 한국정치가 그나마 여의도 정치가 활성화되고 뭔가 대화와 타협을 보여줬던 것은 4당 체제였을 때 노태우 정부 때 그때였거든요.

◇ 정관용> 일노삼김 그때.

◆ 유종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합의를 통한 민주주의, 합의제 민주주의 이렇게 연결되겠군요.

◆ 유종일> 그렇습니다.

◇ 정관용> 말씀 들어보니까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닙니다. 저희 방송에서도 비례대표제 포럼의 주장도 거론한 바 있고 중대선거구제도 도입도 사실은 정의화 국회의장도 오래 전부터 이 주장을 펴왔어요.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꿔야 된다는 이런 얘기를 계속 해왔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안철수 의원이 나오고 김한길 의원도 나오고 이들이 양당체제를 깨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이런 것하고 우리 119 교수님들의 선언하고 뭔가 이렇게 연결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 유종일> 그게 저희들이 약간 고민이 됐습니다. 선비들은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 말라고 했는데 저희들이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정말 자꾸 정치인들 싸잡아서 욕하고 그러는데 우리 정말 제도를 바꿔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고민을 하면서 이 선언을 추진하고 그 과정이 상당히 시일이 걸렸거든요. 몇 달 동안 준비한 것입니다. 그런데 다 모여서 선언을 하려고 보니까 그때 이런 탈당사태가 벌어지고 그러면서 마치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그런 우려가.

◇ 정관용> 보일 수도 있는 게 아니라 보여요, 그렇게. 왜냐하면 그분들이 나가면서 말한 제1성이 양당체제 깨야 된다. 이거거든요. 그건 말이 똑같잖아요, 사실.

◆ 유종일> 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희가 그래서 그것이 두려워서 이런 저희들이 119라는 정신을 가지고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주장하던 것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러나 실질적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사실. 제가 진심을 다해서 말씀을 드리고요.

◇ 정관용> 연관은 없다?

◆ 유종일> 그런데 그분들이 그런 표현을 한 것은 연관이 있을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탈당을 포함해서 어떤 정치적 행위를 하고 어떤 선택을 할 때 그것을 정당화하는 명분을 자기 스스로도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생각을 할 것인가. 또 국민들한테 설명할 때 어떤 명분을 가지고 설명을 할 것인가 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가능했을 텐데.

◇ 정관용> 그럼요.

◆ 유종일> 저희들이 이런 주장을 하고 또 이번에 선언이 나왔습니다만 아까 말씀하신대로 그 동안 각계에서 고민을 하면서 우리 정치 시스템이 바뀌어야 되지 않는가 하는 얘기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 정관용> 오래전부터 있었던 얘기예요.

◆ 유종일> 이번에 저희들이 이런 선언을 하고 한 것들이 이분들한테도 일정한 영향을 줘서 바로 맞다. 양당독점구조의 문제를 지식인들도 인식하고 있고 많은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으니 내가 그 틀에 맞춰서 나의 어떤 정치적 선택을 정당화해야 되겠다, 이렇게 했을 수도 있는 거죠. 그것은 저로서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러면 시점상에 있어서 이미 늦은 것 아니냐고 질문 드릴 수밖에 없는 게 거슬러 가보면 제가 정의화 의장 얘기도 꺼냈습니다만 한때는 김무성 대표도 개헌 얘기를 꺼낸 바가 있고 그리고 야당도 공식적으로 중대선거구제 내지는 비례대표제의 확대 이런 얘기를 거론한 바가 있어요. 다 몇 년 전에. 그러던 게 말만 잠깐 나왔다 들어가고 말만 잠깐 나왔다 들어가고. 박 대통령이 ‘개헌은 블랙홀이다’ 그러니까 쑥 들어가고. 말만 잠깐 나왔다 들어가고 들어가면서 총선에 가까워오면서는 지금 여야가 선거구제 협상을 다툰다고 하지만 그건 미세조정 아닙니까, 미세조정.

◆ 유종일> 네.

◇ 정관용> 비례대표를 대폭 늘린다든지 이런 건 전혀 없어요. 소선거구제로 바꾼다든지 이런 것 전혀 없습니다. 기존 양당 기득권 구조는 손 안 대고 미세조정만 하겠다는데 그것도 합의를 못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유종일> 네, 그런데 원래 선관위에서 제시했던 안은 미세조정은 아니고 정말 상당히 획기적인 안이었죠.

◇ 정관용> 그때는 비례대표를 상당히 많이 늘리는 그런 쪽이었죠?

◆ 유종일> 네. 지역구 200, 비례대표 100, 거기다가 연동형이니까 정당의 득표에 비례해서 보정도 많이 할 수 있고 상당히 획기적인 안이 나왔습니다마는 말씀하신 대로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거죠. 기득권자들이 그것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말만 무성하고 일절 채택을 안 하고 묻히고 묻히고 묻혀버린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총선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와 있고. 이게 되겠습니까, 지금 이 상황에서?

◆ 유종일> 이 상황에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빠른 때다. 아니면 바로 행동에 들어가야 될 때다, 이런 말이 있죠. 물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얘기를 해야 된다. 그런 것이고요. 제가 이 운동을 저도 비례대표제 포럼 멤버로서 활동을 했고 했습니다만 이번 총선 과정에서 이것을 좀 더 본격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맞아, 이런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공감대를 확산하는 하나의 무대로 삼을 수 있겠다.

◇ 정관용> 아, 알리자? 국민한테 알리자?

◆ 유종일>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지적하신 것처럼 사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 국회의원들한테 선거제도 개혁을 맡기면 기존의 국회의원들은 기존의 제도에 의해서 뽑힌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제도 웬만해선 잘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공하는 사례가 없고요. 뉴질랜드가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습니다마는 그렇게 성공적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했을 때는 역시 국민들이 분노해서, 기존 정치에 대해서 분노한 에너지가 잘 모아지고 국민들이 직접 주도해서 이런 개혁안도 만들어내고 국민투표로 해서.

◇ 정관용> 국민투표로?

◆ 유종일> 네.

◇ 정관용> 뉴질랜드는 그러면 선거제도 변경을 국회에서 한 게 아니라 국민투표로 했어요?

◆ 유종일> 국민투표로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유종일> 그래서 거기도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바꿨고요.

◇ 정관용> 우리도 선거제도를 국민투표로 할 수 있습니까?

◆ 유종일> 우리가... 저는 헌법학자도 아니고 그래서 그것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이 주도하고 그렇게 해서 끝까지 국민의 어떤 여론에 밀려서 압력으로 하지 않는 한.

◇ 정관용> 안 한다는 거죠?

◆ 유종일> 네, 절대 진정한 개혁은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이고 그런데 일반 국민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이해를 많이 하고 계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총선 과정에서 자, 봐라, 우리가 자꾸 정치권 욕만 하지 말고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주장을 하기에 적절한 장이 아닌가 해서.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생각했습니다.

◇ 정관용> 적어도 저는 이 대목에 있어서만큼은 안철수, 김한길 이런 분들이 나오면서 양당체제 혁파해야 한다고 하고 안철수 의원은 탈당 후에 기자들과 어떤 여러 간담회 자리에서 중대선거구제 내지 비례대표 확대 이런 얘기도 얼핏 비췄거든요?

◆ 유종일> 사실은 저희 119포럼에서 지난 12월 28일이죠. 국회에서 토론을 했었습니다. 그때 안철수 의원이 오셔서 우리의 취지에 공감한다. 소선거구제 문제 있다. 이런 얘기 하시고 비례대표제와 또 중대선거구제 이런 것들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셨죠.

◇ 정관용> 그래서 제가 적어도 지금 안철수 의원이나 김한길 의원의 행보에 대해서 여러 이유로 호불호가 갈립니다만 적어도 이 대목에 있어서만큼은 제가 볼 때 이 두 사람들이 지금 이렇게 나오는 건 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게 그러면 진작에 당 안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시절부터 당론 자체를 우리는 선거제도를 우리한테 불리할지언정 지역구를 대폭 줄이고 이런 걸 당론으로 만들겠다든지 아니면 더 진지하게 안철수 의원은 대선 출마선언하고 새정치라고 하는 깃발을 내걸 때부터 내가 주장하는 새정치는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하든지. 다 안 하고 가만히 있다가 지금 이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로 간에 일견 또 보기에는 공천다툼으로 보이는 그런 끝에 탈당하면서야 이 말을 꺼내는 것은 그것도 총선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현실적으로는 선거제도 개혁이 거의 불가능한 이 시점에서 그 말을 꺼내는 것은.

◆ 유종일> 진정성이 다분히 의심된다.

◇ 정관용> 이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닙니까? 이런 말 할 수 있잖아요.

◆ 유종일> 그 점에 대해서는 저는 그분들의 마음을 알지도 못 하고 제가 특별히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그러니까 그분들 입장이 어떨 것이다라는 얘기는 하고 싶지는 않고요. 단지 그런 겁니다. 과거에 어떤 생각을 했더라도 어떤 입장을 취했더라도 어떤 동기에 의해서라도 미래를 위해서 맞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하는 것은 나쁘지는 않은 일이다.

◇ 정관용> 이제라도 이렇게 하면?

◆ 유종일> 그렇죠. 나쁘지는 않은 일이다 하는 것이고. 그리고 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국민들한테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지난번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공약에도 들어가 있고 지금 현재도 당론이 돼 있을 겁니다. 이것이 김한길, 안철수 두 분이 공동대표로 있을 당시에도 당론이었는지 저는 그런 건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민주당 당론이 그런 비례대표제, 제가 정확히 모르겠는데 권역별 비례대표제 해서 그냥 확대 정도가 아니고요. 상당히 권역별 비례대표라고 하는 그런 것이 돼 있고 또 그것을 고리로 해서 야권 연대도 했었고 그렇거든요? 그런데도 국민들이 아무도 민주당은 전면적인 비례대표제를 추구하는 정당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것이 전반적인 문제인데요. 제가 봤을 때는 이 양대정당이 새누리당이나 지금은 뭡니까? 더불어 민주당입니까? 하도 이름이 바뀌니까. 뭘 하겠다고 얘기했을 때 국민들이 그렇게 믿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안 믿어요.

◆ 유종일> 저부터도 별로 안 믿거든요. 이것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당론으로 했다고 하는데도 실제로 소속 국회의원들이 그것을 신념으로 가진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보이고요.

◇ 정관용> 특히나 소속 국회의원들의 신분에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말로만 그렇게 하고 할 의지나 실천력이 전혀 없었던 거죠.

◆ 유종일>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적어도 명분상으로라도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국민들이 '저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 기존 시스템에 이런 문제가 있고 우리가 정치에 대해서 이렇게 분노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 때문이다' 그런 이해가 넓어지고 그러면 저희는 국민의 에너지를 가지고 이런 분들한테 어떤 개혁의 에너지를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의 에너지를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야 되겠다는 것이죠.

◇ 정관용> 이번 총선 때 119포럼의 활동계획은 뭡니까?

◆ 유종일> 아, 그것은 아직은 저희가 막 시작돼서 지금 운영위원들 선정하고 논의를 해 나가는 과정이고요. 저희 입장에서는 이렇게 선거제도 개혁, 또 정치적 자유의 확대 그리고 가급적이면 이런 다수의 횡포가 일어나지 않고 다당제 이런 합의제 민주주의 이런 것이 발전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도록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지금 논의 진행 중에 있습니다.

◇ 정관용> 네. 아까 말씀의 연장선상으로 보면 119포럼은 이번 총선 과정 전체를 통해서 국회의원 선거제도와 나라 발전에 대한 전국민 대오각성 기간. 이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유종일> 그렇습니다. (웃음)

◇ 정관용> 교육의 기회로 삼고 왜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한지. 이걸 널리 알리는 그런 상황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 유종일> 네.

◇ 정관용> 어느 정당, 3당이 좋다, 뭐가 좋다 이런.

◆ 유종일> 그런 것은 아닙니다.

◇ 정관용> 전혀 아닌 거고. 이제 좀 취지를 이해하겠습니다. '왜 이렇게 늦게 나오셨습니까?'라고 했는데 이제 시작해도 괜찮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 유종일>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KDI의 유종일 교수 고맙습니다.

◆ 유종일>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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