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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연이은 경고에도…비웃는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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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버블, 끝없이 팽창할 수 없어"
기재부, 한국 은행 등 연이어 집값 폭락 경고
시장은 '마이웨이'...정부 부동산 정책 신뢰 하락

서울의 아파트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15주 만에 최고로 올라갔다. 연합뉴스

 

NOCUTBIZ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가격 고점론을 설파하고 나섰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아파트값은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다. 급기야 금융당국은 '하우스 푸어'나 '깡통전세'까지 언급하며 경고 수위를 높였지만 시장에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영상 회의를 주재하면서 "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에 익숙했던 시장 참여자들에게 이제 금리 상승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버블이 끝없이 팽창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라며 "부동산 등의 투자에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당국의 경고는 처음이 아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창원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집값이 장기 추세를 상회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집값 하락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도 같은 날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 하방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22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소득 대비 집값 상승이 과도하며 금융 충격이 닥칠 경우 집값이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전주(0.27%)와 동일한 0.27%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전주와 동일한 0.35%를 기록하면서 부동산원이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2년 이래 역대 최고치 기록을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도 2019년 12월16일(0.2%) 이후 1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주(0.12%)와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방은 전주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0.20%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1일부터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최대 75%까지 오른데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도 확정되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상속 및 증여를 택한 결과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세 신고 건수는 21만4천603건으로 전년 대비 41.7% 증가했다.

다주택자의 절세용 급매물이 시장에 대거 나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섞인 관측은 빗나간 셈이다.

게다가 주택 매물이 충분하지 않고 정부의 공급 정책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다 보니 집값 급등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것이다.

정부에 대한 부동산 시장의 신뢰도 문제다. 2일 금융위의 '경고' 이후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는 "계속 속았는데 또 속아야 하나", "미친 전셋값에 밀려 집 샀는데, 떨어진다니 힘에 부친다"며 불신감을 담은 글들이 올라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금리인상 등 정부정책은 여러가지 변수 중 하나"라면서, "정부가 보내는 시그널이 수용되려면 어느 정도 시장 환경이 그에 부합돼야 한다. 올해 공급 물량도 없고 금리도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값이 잡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승세가 둔화될 수는 있겠지만 하락세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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