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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접종하세요" 문자받고 갔다 헛걸음…곳곳서 '혼선·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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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후 2차 접종 예약 문자 받고 문의했지만 전화 '먹통'
답답한 마음에 직접 찾아갔지만 "오늘은 접종 없다" 황당한 답변
질병관리청, 접종 대상자에게 잘못된 안내…문자 수신 번호는 일선 보건소로 지정해 '혼란' 가중
4차 대유행으로 진단 검사 수요 폭증…"일선 업무도 한계" 성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황진환 기자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황진환 기자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일정 안내 문자를 잘못 발송해 접종 대상자가 헛걸음하는 등 일선에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른바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한 가운데 진단 검사 수요가 폭증하면서 선별검사소에 검사 행렬이 이어지는 등 방역 일선 곳곳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2차 AZ 백신 접종하세요" 잘못된 예약 문자 받고 찾아갔다가 '헛걸음'


부산에서 한 남성이 잘못된 2차 접종 예약 문자를 받고 헛걸음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남성은 보건 당국에 수십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한 차례도 연락할 수 없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독자제공부산에서 한 남성이 잘못된 2차 접종 예약 문자를 받고 헛걸음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남성은 보건 당국에 수십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한 차례도 연락할 수 없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독자제공

부산에 사는 A씨는 사회필수인력으로 분류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뒤 2차 접종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 백신 수급 문제로 AZ가 아닌 다른 백신을 교차 접종하도록 방침이 바뀌었지만, 같은 종류 백신 접종을 원할 경우 신청할 수 있다는 안내에 따라 이번 달 초 AZ 백신을 예약했다.

이후 A씨는 12일 오후 해운대보건소에서 AZ 백신을 맞으면 된다는 내용의 예약 확인 문자까지 받았다.

하지만 접종을 불과 하루 앞둔 11일, 앞선 안내가 잘못됐다는 내용과 함께 자세한 일정은 보건소와 논의하라는 황당한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자초지종을 알아보려 접종 당일 해운대보건소에 10차례 넘게 전화했지만,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예약 당일 해운대보건소를 직접 찾아갔지만, 보건소 측은 "오늘은 접종 자체가 없는 날"이라며 A씨를 돌려보냈다.

A씨는 안내를 받고 근무 일정까지 조정해 먼길을 찾아갔는데, 접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에 화가 났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A씨는 "보건소와 일정을 정하라는 연락을 받고 10번 넘게 전화했지만, 단 한 번도 연락을 받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찾아갔더니, '오늘은 접종 자체가 없다'는 황당한 말을 들어야 했다"라며 "백신 접종 일자를 기다리며 일정까지 조율했는데, 헛걸음을 하고 별다른 안내조차 받지 못하니 불편이 크다"라고 성토했다.

"질병청 등 방역 당국과 소통 안 돼" 일선 보건소도 '답답'



부산 해운대구청. 송호재 기자부산 해운대구청. 송호재 기자

해운대보건소에 따르면 A씨가 받은 메시지는 질병관리청이 발신번호만 보건소로 바꿔 직접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이 접종자를 직접 응대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발신 번호만 바꿔 보낸 문자가, 결국 잘못된 안내였던 것이다.

당시 이런 내용의 문자를 받은 접종 대상자는 해운대구에만 184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지자체에도 잘못된 예약 문자가 발송돼, 접종 대상자들이 휴일에 보건소를 찾아와 항의하는 등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보건소는 당시 안내 문자 발송 번호가 보건소로 지정돼 있어 전화 항의가 빗발쳤다며, 민원을 접수하기 전에는 문자 발송 사실조차 알 길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안내가 잘못된 사실을 인지한 뒤 대상자들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시간이 부족했다는 게 보건소 설명이다.

이 밖에도 잘못된 안내로 인해 혼란이 빚어지거나 백신 접종을 놓고 민원이 발생해 명확한 지침이 필요할 때가 많지만, 질병청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보건소 관계자는 토로했다.

해운대보건소 관계자는 "예약이나 안내 문자가 잘못 발송돼 혼란이 빚어지는 일은 일선에서 자주 발생하고, 주민들에게 안내 문자가 간 것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민원이 빗발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며 "보건소에서도 질병청에 관련 지침이나 대응책을 물어봐야 할 때가 많지만, 전혀 연락이 닿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4차 대유행에 진단 검사 수요 '폭증'…"일선 업무량 한계" 우려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한 가운데 13일 부산 해운대구보건소에 있는 선별 진료소에 코로나 진단 검사를 기다리는 줄이 늘어섰다. 부산 해운대구 제공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한 가운데 13일 부산 해운대구보건소에 있는 선별 진료소에 코로나 진단 검사를 기다리는 줄이 늘어섰다. 부산 해운대구 제공
한편 전국적인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일선 선별진료소에는 검사 수요가 폭증해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산시 자료를 보면 2주 전인 지난달 29일 부산지역 진단검사는 7700건 수준이었지만, 점차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 6일 토요일에는 1만 명을 돌파했고, 13일에는 1만 5978명까지 치솟았다.

일선 보건소 관계자들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증상이 있어 검사를 받는 사례는 물론이고,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는 사람도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근 유행 추세를 보면 활동량이 많은 20~30대가 많이 확진되면서, 동선이 복잡하고 접촉자가 많아 검사 대상자는 확진자 증가세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들은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며, 특히 역학 조사를 보다 꼼꼼하게 진행해 밀접 접촉자를 명확하게 가려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검사 수요가 급증했지만, 이전과 다름없이 당일 모든 검사를 다 진행하고, 다음 날 결과를 통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금과 같이 가파른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검사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일선 보건 업무가 붕괴할 위험까지 있다고 토로했다.

수영구보건소 관계자는 "평일 기준 200명 안팎이던 검사 건수가 2주 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지금은 일 평균이 700명 안팎까지 치솟았다"라며 "가용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정상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만약 검사 수요가 이보다 더 늘어나면 일선 방역 업무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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