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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지지율, 3강(强)으로 재편되는 대선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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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이재명·이낙연 캠프 감정싸움 지속될 듯
'군필원팀' 포스터, 경기도 유관기관 'SNS방' 공방
이낙연 캠프, '준비된 대통령'으로 승부
이재명 캠프 "국민께 직접 호소하겠다"
'야권 대장주' 윤석열 언급은 '몸집 키워주기'…비판 자제
윤석열, '보수 심장' 대구 찾아 문재인 정권 맹비난
국민의힘 입당 전 최대한 '몸집키우기'…최재형 견제

윤창원 기자·국회사진취재단윤창원 기자·국회사진취재단

여야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요동치면서 윤석열, 이재명, 이낙연 3강(强)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을 통해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이미지를 각인한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는 당내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율을 조만간 역전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묻어난다. 반면 이 지사 캠프에서는 현재의 변화무쌍한 지지율은 야권 경선이 본격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찾아온 '유동성 장세'라는 입장이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야권 대장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외연 확장에 힘을 쏟으며 '몸집키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본경선 앞두고 지지율 격차 줄어들자 李-李 샅바싸움


국회사진취재단국회사진취재단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차기 대선 주자로 선호하는 인물을 물어본 결과, 이재명 지사 23.8%, 윤석열 전 검찰총장 22%, 이낙연 전 대표 20.1%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6%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전 대표 지지율이 20%를 넘으면서 당장 이 지사와의 간극이 크게 줄었다.

요동치는 지지율은 여당 내 선두 자리를 지키려는 이 지사와 기선제압에 이어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현상)까지 노리는 이 전 대표 측의 감정싸움으로까지 점화하고 있다. 좁혀지는 지지율 차이만큼 두 후보간 거리싸움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경기도 유관기관 직원'의 이 전 대표 비방 의혹과 이 지사를 겨냥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장애인 비하 의혹'으로 양측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이 지사 캠프는 소년공 시절 팔을 다쳐 군복무를 면제받은 이 지사를 겨냥한 '군필원팀' 포스터를 놓고 감정의 앙금을 털어내지 못했다. 이 지사 캠프 핵심 관계자는 20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군필원팀'과 같은 네거티브는 인권감수성도 어기면서 동시에 같은 당에서 같은 가치를 놓고 경쟁하는 상대를 비하하는 배제의 논리"라고 날을 세웠다.

최근 이 지사가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보수정권을 비판하자, 이 전 대표측이 '민주진영이 영남을 차별했다'는 프레임을 건 것과 관련해서도 "비열하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주의로 피해를 보고 그것을 돌파하기 위해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했던 김대중·노무현의 가치를 팽개치고 (이 지사를) 영남 패권주의자로 몰아버렸다"며 "굉장히 비열하다. 김대중· 노무현의 가치를 주장하면서 배제나 반인권, 지역주의 프레임을 작동시키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지사 역시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장애로 군대 못 간 저를 마치 부정부패를 해서 군대를 안 간 것처럼 만들었다. 뉴스 댓글에는 온갖 허위 사실, 조작 댓글이 횡행한다"며 "(이낙연 전 대표도) 자신을 한 번 돌아보면서 판단하고 행동하면 좋겠다. 그게 원팀 정신이 아닐까 싶다"고 직격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의 반격도 만만찮다. 경기도 산하 교통연수원 직원이 이 전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의 'SNS'를 운영한 것과 관련해 '국정원 댓글 사건', '도정 농단' 표현까지 써가며 이 지사 측을 비판했다.

이낙연 캠프의 총괄 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SNS 방을 만들어서 이낙연 후보와 관련된 거짓된 정보를 쫙 다 올려놓고 '이것을 자료로 해서 공격을 해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규정했다. 박 의원은 "의견을 주시는 분들 가운데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이 떠올랐다든지,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거 아니냐는 의견이 꽤 많다"고 전했다.

이 지사가 해당 직원을 알지 못한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박 의원은 "이 지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연봉 8800만원을 받는 유관기관의 임원으로 누군가가 임명을 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도지사의 권한을 대신 행사한 것"이라며 "도정 농단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지사님이 매우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거듭 공세를 취했다.


이재명 '과도한 공세엔 맞대응', 이낙연 "준비된 대통령으로 승부"


대선 예비경선을 통과한 정세균, 이낙연, 이재명, 추미애, 박용진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발표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대선 예비경선을 통과한 정세균, 이낙연, 이재명, 추미애, 박용진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발표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재명·이낙연 캠프는 당장 정책 검증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분간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예비경선 TV토론에서 상승세를 탄 이낙연 캠프는 본경선에서도 '준비된 대통령'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상대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으로 오히려 '바지' 발언과 같이 리스크가 큰 이 지사와 뚜렷한 차별점을 보이겠다는 것. 본경선 TV토론회가 이어질수록 이 전 대표는 정책적 측면에서 준비가 잘 됐다고 평가받는 반면, 이 지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게 내부 판단이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고,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내면서 현 정부와 운명공동체였던 점을 강조하면서 이 지사를 향한 반문(反文) 정서를 우회적으로 자극하겠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이 전 대표 캠프 측 한 의원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잇는 4기 민주정부를 만들겠다"며 "준비된 대통령을 컨셉으로 매주 새로운 정책을 가지고 국민께 검증 받겠다"고 말했다.

당내 선두주자로서 예비경선에서 '수성'(守城) 전략을 취했던 이재명 지사 캠프는 상대의 과도한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캠프 관계자는 "이 지사가 예비경선에서 상대 후보들로부터 반칙에 가까운 집중 견제를 받았는데 이제는 할 말은 할 것"이라며 "상대의 말도 안되는 도발에는 이 지사가 직접 나서고, 캠프가 팩트체크를 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정세균 후보가 자신들이 민주당의 '적통'이라며 이 지사를 견제하는 행보에 대해서는, 이들이 민주당 중심부에서 쉽게 공천받고 다선 의원에 지사와 총리까지 지냈지만, 이재명 지사는 지역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와 복지, 노동 이슈를 놓고 끝까지 싸웠다는 경험으로 차별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본경선에서 공세적 네거티브를 최재한 자제하고 '민주당 원팀'과 '민생 우선'을 강조하기로 했다. 이재명 캠프 김우영 정무특보단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국민을 상대로 호소할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삶이 먼저인데 우리 정부에서 높은 지위에 있던 분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은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초대 총리와 당대표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를 상대로 일명 '포지티브한 네거티브'는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다만 이낙연· 이재명 캠프는 대권후보 야권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공세는 당분간 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지지율이 빠지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언급이 오히려 보수층을 자극해 '몸집 키워주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렸다. 대신 현정부를 향한 윤 전 총장의 '마타도어'에는 당 차원에서 대응하고 이에 호응한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외곽에서 몸집 키우는 윤석열…문재인 정부 공격


국회사진취재단국회사진취재단

대권후보 적합도 야권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재명· 이낙연 후보와의 직접적인 전면전을 자제하고 지방 일정을 소화하며 보수 표심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주춤하지만 국민의힘 입당 대신 외곽에서 민심행보를 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윤 전 총장은 20일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국민만 바라보고 일관된 정치를 하는 데 좀 더 의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말 광주에 이어 이날 '보수의 심장'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은 윤 전 총장은 2·28 민주기념탑에서 대구를 진보적 도시라고 칭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존경할 만한 부분이 있다", "장기 구금에 안타까워하는 분들에 공감한다"고 말하면서 대구·경북(TK) 민심 앞에 납짝 엎드렸다.
 
대신 지난해 2월 '신천지' 사태로 코로나19가 대구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될 당시, 여당 인사의 '대구 봉쇄' 발언을 끄집어내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대구의)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을 지원해주기는커녕 '우한'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마구 나왔다"고 거친 표현을 썼다. 그는 "초기 확산이 대구가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대구처럼) 질서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8월 경선버스 출발론'을 내세우며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고 있지만, 당분간 장외에서 윤 전 총장의 민심탐방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 확장을 통해 급락한 지지율을 회복해야만 입당 문제도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저조한 지지율로 국민의힘에 입당을 감행할 경우, 선두주자로서 대우도 받지 못한 채 당내 경쟁자들의 견제 속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도 읽힌다.

특히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며 보수층 내 저변을 넓히고 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 추이는 윤 전 총장에게 최대 변수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의 대체재(代替財)로 불렸던 최 전 원장이 경우에 따라선 실제로 윤 전 총장을 대신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지금 이재명 지사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엇갈리고 있는데 사실 중요한 건 여야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아니라 야권 내에서 지지율"이라며 "야권 2위 주자인 최 전 원장과 격차를 유지하며 야권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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