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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영내 수용시설서 극단적 선택…군사경찰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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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 2차 가해 혐의로 구속된 부사관이 군 수용시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군 당국이 수용자 관리를 소홀히 한 데 대한 책임 추궁이 뒤따를 전망입니다. 이와 함께 국방부 검찰단 수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가 예상됩니다. 서욱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강압수사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서울 용산구의 국방부 근무지원단. 연합뉴스서울 용산구의 국방부 근무지원단. 연합뉴스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 2차 가해 혐의로 구속된 부사관이 군 수용시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군이 수용자 관리를 얼마나 허술하게 했는지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27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2시 55분쯤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시설에 수감돼 있던 공군 사관이 화장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근처 민간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독방 화장실서 의식 불명…군사경찰 근무 실태 조사 불가피

국방부 청사가 있는 용산기지에 위치한 미결수용시설엔 독방들이 있고, 각 독방 안에는 별도 화장실이 있는 구조다. 시설에 CCTV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화장실을 직접적으로 비추는 CCTV는 없다.

몇 해 전 해당 시설에 구금돼 있었던 이들 등에 따르면, 화장실은 방 안에 반투명한 유리로 설치돼 있어 수용자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정도를 실루엣으로 식별이 가능하다고 전해진다. 근무를 서는 군사경찰은 수용자가 화장실에서도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가 확인한다.

이러한 근무 실태가 실제로는 어땠는지 등에 대한 국방부 차원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욱 국방부장관. 윤창원 기자서욱 국방부장관. 윤창원 기자서욱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인권 문제 때문에 CCTV는 복도 쪽만 비추고 (군사경찰이)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순찰을 하는 형태인데, 그 안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보겠다"며 "다른 군 수형 시설도 전수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다시 감사하거나 조사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질문에 서욱 장관은 "강압수사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2차 가해 핵심 피의자 숨져 재판 과정에도 영향 있을 듯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이모 중사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유가족과 대화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이모 중사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유가족과 대화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2차 가해 핵심 피고인이 사망함으로 인해 재판에서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일에도 어느 정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숨진 부사관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던 3월 2일 저녁 자리를 만들었던 장본인이며, 사건 뒤 숨진 A중사와 남편(당시 남자친구) B중사가 신고를 하지 못하게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방부 최광혁 검찰단장(육군대령)은 지난 9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그가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3월 3일 오전 10시쯤 자신의 차 안에서 강제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없었던 일로 해줄 수 없겠냐'고 말하고, 자신이 5인 이상 회식을 주도해 방역지침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 처벌받을까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월 22일 피해자의 남자친구(현 남편)에게 피고인에 대한 합의와 선처를 종용하며 위력을 행사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면담강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오는 8월 6일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군인권센터에서 '이중사 죽음 덮으려 한 공군 군사경찰, 문건 증거 확보'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문서를 공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군인권센터에서 '이중사 죽음 덮으려 한 공군 군사경찰, 문건 증거 확보'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문서를 공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그는 지난달 12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숨진 A중사가 부대 선임 김모 중사와 통화한 내용 가운데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등, 눈치를 봤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점을 두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신고를 머뭇거리는 A중사에게 오히려 신고를 하라고 독려했다'는 논리다.

해당 사건은 A중사가 소속돼 있던 레이더정비반 반장이자 또 다른 회유·협박 피고인인 노모 준위 사건과 병합돼 기소됐다. 검찰단은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 피고인·증인 신문 등을 통해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차 가해 핵심 인물이 숨지면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남편 B중사 측은 입장문을 내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비위사실이 증명되길 고대했지만, 국방부의 관리 소홀로 인해 그 기회가 박탈됨에 있어 크게 실망하였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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