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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장기 복역한 강윤성, '택배 일하고 싶다'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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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강윤성, '금전적 문제'로 분노 커졌나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윤성은 교도소에서 출소했을 때마다 '택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재 경찰은 강씨의 범행 동기로 '금전적 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강씨가 '택배업'에 종사하고 싶다고 말한 이유가 주목됩니다.

두 차례 출소 뒤 기초생활수급 신청할 때마다 반복 언급
대면 범죄 노림수 혹은 생계 유지 수단?
교도소에서 교화 안돼 분노 커진 측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 씨가 31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 씨가 31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6)의 범행 동기가 '금전적 문제'로 경찰 조사된 가운데, 그의 생계유지 수단과 소득 수준에 대한 뒷말이 나온다. 교정시설에서 충분히 교화되지 못해 생긴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3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 송파구청은 지난 2일 강씨의 사회보장시스템 상담 기록을 송파경찰서에 제출했다. 경찰은 강씨가 받은 정부 지원과 소비 현황을 파악해 추가 범행을 확인하고자 기록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담 기록에 따르면 2005년 4월 출소한 강씨는 당시 거주지인 영등포구 주민센터 복지사에게 "택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강씨가 실제 택배 일을 했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소득이 생겨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했다고 전해진다.

강씨는 올해 5월 천안교도소에서 가출소한 이후에도 송파구 거주지 주민센터에 찾아와 "택배 일을 하고 싶다"며 "XX 개 같은 세상, 이 전자발찌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해 먹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성범죄 전과가 있는 강씨는 아동청소년보호법에 따라 택배업에 종사할 수 없었고 친분이 있던 교정위원 A 목사의 주선으로 화장품 방문판매원으로 일했다.(관련기사 : [영상]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강윤성 '화장품 영업' 논란…'알선' 목사 정체는)

이에 강씨가 대면 접촉이 잦은 택배업을 하려던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성범죄 전과가 있어 사람 접하는 직업을 할 수 없다는 걸 알았을 텐데 굳이 하려고 한 이유가 의심된다"며 "사람을 만나 갈취·사기·공갈 등을 통해 큰돈을 만지려고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씨는 출소하기 전 교도소에서부터 돈을 타내기 위해 교도관들에게 소송을 걸었다고 한다. 강씨와 함께 수형 생활을 한 B씨는 "첫 번째 목적은 자신의 수형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지만 강씨는 영치금을 넣어주는 사람이 없어 돈을 받으려고 소송을 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백철 경기대 교정심리학 교수는 "택배라는 말이 특별히 나온 게 아니라 유통업의 '새로운 아이콘'이라 하고 싶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그간 출소자들은 택시 기사를 하거나 남이 간섭하지 않고 (출소자) 신분을 감출 수 있는 자영업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출소자들이 자영업을 하다 잘 안되면 술 먹고 며칠 동안 영업을 안 하는 등 실패하는 경험을 계속하는데 이들에 대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강씨도 출소 후 경제생활에 어려움을 겪어 구청에 지속적으로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했다. 송파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강씨는 올해 출소 후 약 3개월간 총 657만 원을 지원받았다. 6개월 이상 복역한 강씨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거한 '신청 자격이 있는 대상'이었다. 구청 관계자는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교도 행정을 대신해주는 것"이라며 "(강씨가) 민원으로 남들보다 지급 기간을 단축하고 후원을 더 많이 받았지만 부정 수급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중 질문을 하려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는 모습. 연합뉴스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중 질문을 하려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는 모습. 연합뉴스
한편 강씨의 2005년 상담 기록에는 "교도소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달 범행을 저지르고 경찰 조사를 받던 강씨가 법원에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과정에서 취재진에게 폭력적 언행을 한 데에 강씨의 정신적 문제가 있던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배 프로파일러는 "당시 교도소 정신과 치료는 재소자가 힘들다고 하면 받을 수 있던 것"이라면서도 "강씨는 즉흥적·폭발적 성향이 있다. 생애 반 이상을 교도소에서 생활해 의존성이 강화돼 사회로 나와 자기주도적인 생활이 안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도소에서 교화가 안 되고 분노만 쌓여서 '사회가 자기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말이 반은 맞다"며 "쌓인 분노를 해결해줘야 교정 시스템이 되는데 못한 상태에서 '출소한다'고 알고 있으니까 나오자마자 범죄 계획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씨가) 사물을 판정 못 하는 심신미약은 아니고 도덕적 붕괴 상태가 와서 감정이 폭발적으로 왔다 갔다 한 것"이라며 "교정본부에서 출소 대기하는 재소자들의 위험성을 얼마나 낮출지 점검부터 해야 하는데 법무부가 내놓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응은 앞뒤가 바뀐 얘기"라고 지적했다.

B씨 역시 "현재 교정에서는 코로나19를 핑계로 출소자 적응 훈련을 하나도 하고 있지 않다"며 "강씨 같은 경우 15년 복역한 데다 독방에 오래 살아 사회 적응 훈련을 반드시 거쳤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보니 이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강씨의 정신 상태를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상 공개된 '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강윤성. 서울경찰청 제공신상 공개된 '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강윤성. 서울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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