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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수처에 낸 제보자 휴대전화, 김웅과 대화방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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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씨 김웅 의원과 대화방 삭제한 상태 공수처에 휴대전화 제출
조씨 "신분 노출이 끔찍했기 때문에 삭제했다" 밝혀
핵심 증거 대화방 폭파한 채 증거 제출에 물음표
공수처, 조씨 휴대전화서 유의미한 증거 확보하지 못한 듯…수사 난관 직면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 매체를 통해 보도가 된 해당 고발장은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 매체를 통해 보도가 된 해당 고발장은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핵심 물증으로 확보한 제보자 조성은씨의 휴대전화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한 공수처가 핵심 증거인 김 의원과의 대화방 확보에 실패하면서 수사는 또 다른 난관에 직면하게 됐다.


제보자 휴대전화 2대 모두 김웅과 대화방 '無'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조씨는 공수처로부터 연락을 받고 지난 9일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당시 조씨는 휴대전화 2대와 김 의원과의 대화방 등을 캡처한 이미지 파일 등이 담긴 USB등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공수처 수사팀은 조씨가 참석한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 지난해 4월 3일 김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 등을 다운로드한 로그 기록 등을 확인하고, 조씨에게 휴대전화를 돌려줬다.

하지만 조씨가 공수처에 제출했던 휴대전화에는 김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화방은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現 고검 인권보호관)이 김 의원에게 직접 고발장을 보냈는지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 근거로 꼽혀왔다.

조씨는 전날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뉴스버스의 고발 사주 의혹 보도가 나간 이후 김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조씨는 "신분 노출이 끔찍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뉴스버스가) 김 의원한테 전화를 하고 저에게도 통보식으로 (기사가 나간다고) 하다보니 금방 저를 찾아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과의 방이 삭제됐는데도 최초 전송자가 살아있는 파일을 공수처 등에 제출할 수 있었던 것은 조씨가 증거 저장용 텔레그램 계정이 하나 더 있었기 때문이다. 조씨가 공수처에 제출한 휴대전화 중 한 대는 지난해 4월 김 의원과 대화를 주고 받을 당시 사용했던 것이고, 또 다른 한 대는 파일 등을 저장하기 위해 증거 저장용으로 만든 별도의 텔레그램 계정이 있는 휴대전화다.

조씨가 김 의원으로부터 파일을 받은 뒤 텔레그램 '전달' 기능을 통해 자신의 증거 저장용 텔레그램방에 전송했고, 이후 김 의원과의 대화방을 삭제했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조씨가 김 의원으로부터 받은 파일을 텔레그램 전달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증거 저장용 텔레그램 계정에 전송하고, 이 파일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경우 파일 상단에는 여전히 '손준성 보냄'이라는 최초 전송자를 확인할 수 있다.(현재는 탈퇴한 계정이라고 뜬다)

조성은씨 텔레그램에 남아 있었다는 '손 준성' 계정 캡처. 조씨 제공조성은씨 텔레그램에 남아 있었다는 '손 준성' 계정 캡처. 조씨 제공

김웅과 대화 원본 사라져…손준성 아이폰 잠금에 이은 또다른 난관

조씨가 김 의원과의 대화방을 폭파하고 포렌식에 제출함에 따라 공수처 수사팀은 또 하나의 난관에 직면하게 됐다. 공수처는 앞서 압수수색 과정에서 손 검사의 아이폰을 확보했지만 잠금 기능이 설정돼 있어 분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화방이 사라지면서 김 의원이 '손준성 보냄' 표시가 된 파일을 조씨에게 전달할 당시 어떤 말들을 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졌다. '손준성 보냄' 표시가 된 파일의 존재만으로는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직접 문제의 파일들을 보냈다는 가설을 증명할 수 없다. 조씨와 김 의원간 대화가 중요한 이유다. 조씨는 해당 대화방의 주요 대화 내용을 스크린 캡처해 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편집된 캡처가 원래 대화방 만큼 증거 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손 검사가 범여권 관계자들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해 당시 미래통합당(現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인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으로, 윤 전 총장-손 검사, 손 검사-김 의원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게 필수다.

지금까지 고발장의 최초 전송자가 손 검사라는 정황 증거들은 제시됐지만, 누가 작성했는지 손 검사가 누구로부터 전달 받았고 누구에게 줬는지 등은 오리무중이다. 공수처는 조씨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완료했지만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손 검사는 전날 두 번째 입장문을 내고 "본건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고발장과 첨부자료를 김 의원에게 전달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의혹을 더욱 강하게 부인했다. 당초 첫 입장문에는 빠졌던 고발장 전달 의혹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조씨가 가장 확실한 물증인 김 의원과의 대화방을 폭파한 이유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조씨는 개인신상이 노출될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핵심 증거인 대화방을 폭파하고 복사본만 남겨둔 채 포렌식을 요청한 행위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씨는 이에 대해 "서버에 (증거들을) 살려놓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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