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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 대가야 도읍지서 '제의시설' 발견…가야문화권서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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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 대가야국 국가제사 존재 실증적 증명 자료로 높은 가치 평가

연조리 제의시설(토석제단+배례공간) 현황. 문화재청 제공연조리 제의시설(토석제단+배례공간) 현황. 문화재청 제공대가야 도읍지였던 경북 고령군에서 6세기 전반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제의시설(祭儀施設)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15일 고령군이 대가야읍 중화리 일대에서 추진 중인 '고령 연조리 고분군(제1·2호분) 발굴조사'에서 대가야의 제의시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제의시설은 외곽에 돌을 쌓고 안쪽에는 흙을 채워 만든 토석제단(土石祭壇)의 구조로, 아랫단은 원형, 윗단은 정사각형(정방형)의 형태다. 남아있는 시설의 전체 규모는 지름 10m, 높이 1~1.4m 정도이고, 아랫단은 지름 10m 정도의 평면 원형으로, 북쪽과 서쪽의 일부만 비교적 안정되게 남아있다. 토석제단의 내방외원(內方外圓) 형태는 기본적으로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남)의 우주관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조리 토석제단 세부현황. 문화재청 제공연조리 토석제단 세부현황. 문화재청 제공문화재청은 "대가야의 국가제사에 대한 직접적인 기록은 없으나 '삼국사기'에 기록된 신라의 국가제사에 대한 기록과 큰 행사에 소를 잡아 제사를 지냈다는 신라비(新羅碑) 기록으로 볼 때 대가야에서도 국가 또는 세력집단의 제사가 있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의시설은 출토된 유물의 특징과 속성으로 보아 6세기 전반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남쪽으로 토석제단을 파괴하고 조성된 6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석실의 존재로 보아 신라병합 후 그 기능이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굴에서 윗단의 북쪽 기단부 아래에는 사각의 구덩이(수혈) 1기가 확인됐는데, 내부에는 목탄과 소토(燒土, 태운 흙)를 포함한 점토가 채워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수습된 목탄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결과, 기원후 400~440년 사이, 즉 5세기 전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 구덩이는 상부에 조성된 토석제단 설치 이전에 사용되던 비슷한 성격의 제의시설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제의시설은 대가야를 포함한 가야문화권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다. 문헌에 기록되지 않은 대가야국의 국가제사 존재를 실증적으로 증명해주는 자료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적인 고령 주산성 구역에 있는 고령 연조리 고분군은 5~6세기에 조성됐으며, 주산성을 중심으로 남쪽에 자리하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의 하위 고분군으로, 봉토분 65기와 300여 기의 석곽묘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19일부터 시작된 연조리 고분군 제1·2호분의 발굴조사를 통해 기존에 고분으로 알려진 제1호분은 고분이 아니라 대가야의 제의시설임을 확인했고, 이후 추가 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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