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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약점된 '계열사 리스크'…지나친 독립 경영 독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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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카카오페이 '주식 먹튀' 논란, 결국 공동대표직 사임으로
모빌리티, 카카오뱅크·페이 IPO 등 잇단 계열사 잡음
카카오 '독립 경영' 성장 원동력 됐지만 변화 '필요'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 센터, 컨트롤타워 역할할까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코스피 상장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코스피 상장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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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가 '주식 먹튀' 논란 끝에 카카오 차기 공동대표 내정자 자리에서 사퇴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컨트롤 타워를 재정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카카오의 '계열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요금인상 등을 추진했다가 여론의 비판 끝에 철회하기도 했다.

차기 공동대표직 사퇴로 끝난 카카오페이 사태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카카오는 지난 10일 공시란에 '기타 안내사항'을 올리고 차기 공동대표로 내정된 카카오페이 류 대표가 공동대표직 자진 사퇴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이사회가 최근 직원들이 다양한 채널로 전달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류 후보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의 신뢰 회복을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의 사퇴는 지난달 10일 발생한 경영진 주식 집단 매도 사태로 촉발됐다. 류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44만 993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무려 878억 원의 차익을 챙긴 것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박종민 기자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박종민 기자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다만 시점과 방식이 문제가 됐다. 류 대표가 주식을 매각한 날은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 약 한 달밖에 되지 않았던 시점이었다.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날이기도 했다. 경영진의 주식 매각은 단기 고점이란 인상을 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로 블록딜 내용이 공시된 뒤 카카오페이 주가는 20만 원대에서 7일 종가 기준 15만 3500원까지 떨어졌다.

'모럴 헤저드' 논란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류 대표는 지난 4일 카카오페이 사내 간담회를 통해 사과했지만,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급기야 카카오 노조(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까지 나서 류 대표에 대한 카카오 차기 공동대표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결국 회사 안팎의 사퇴 요구를 고려해 류 대표가 자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모빌리티·페이 등 계열사 잡음 이미 여러차례 

카카오의 계열사 잡음은 이미 여러 차례 불거졌다. 이번 사태가 '차기 대표 내정자 사퇴'라는 사상 초유의 일로 마무리되며 이목이 쏠린 감이 있지만, 여러 차례 '시그널'이 나왔다는 이야기다.

일례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초 '빠른 배차 서비스'를 의미하는 스마트호출 요금제를 기존 1천 원 정액제에서 0~5천 원이 부과되는 탄력요금제로 바꿨다가 철회했다. 사실상 택시 요금을 우회 인상한다는 여론의 반발에 직면한 것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카카오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집중 질타를 받았는데 카카오모빌리티 사태가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 본사와의 소통은 부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가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무리수를 던졌다는 시각이 크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상장 추진 과정에서도 불협화음이 나왔다. 통상 같은 그룹 계열사끼리는 IPO 딜이 충돌되지 않도록 상장예비심사청구 단계부터 일정을 조율한다. 관심과 투자심리가 분산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두 회사는 일주일 차이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결국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늦췄다.

몸집 커진 카카오, 이제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카카오 제주 본사. 연합뉴스카카오 제주 본사. 연합뉴스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계열사 독립경영 기조가 '각자도생'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들어서는 계열사들이 동시다발적인 상장을 추진하면서, '수익성 극대화'로 매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일찍이 '100인의 CEO(경영인)'를 양성하겠다는 경영 철학을 강조해왔다. 수직적인 본사와 계열사 관계가 아닌 다양한 창업자들이 카카오 그룹 안에서 자율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각 CEO에 일정지분을 보장하고 자율성과 독립 경영권을 부여했다. 이는 창의적이고 민첩한 의사결정으로 신사업을 빠르게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카카오의 몸집이 커진 지금은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시급해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 국내 계열사는 132개, 해외까지 합하면 총 174개에 달한다. 심지어 대리운전, 스크린골프, 영어교육 등 진출 영역에서 기존 사업자와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계열사 논란은 카카오 브랜드에 타격을 입히고, 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카카오TV 캡처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카카오TV 캡처카카오도 이같은 요구를 인식, 조직체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2017년 계열사간 시너지와 협업체계를 위해 공동체컨센서스센터(당시 공동체 성장센터)를 설립했다. 하지만 존재감과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카카오는 올 초 공동체컨센서스센터의 이름을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로 바꿨다. 센터장은 카카오 여민수 대표가 맡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공동체 전략방향의 얼라인먼트(Alignment)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고민하는 조직"이라며 "지난해 말 세워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와 함께 양 축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센터의 세부 구성이나 역할 등에 대해서는 정립해 나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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