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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잡을 게임체인저' 세계 최초 韓 치료기 왜 묻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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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코로나19 치료기기, 골든타임 놓칠 위기
제도적 한계와 지원 미흡으로 상용화 늦어져
그나마 시행되는 임상도 '감기 환자'에 한정돼
감기, 독감, 코로나19 등 호흡기 바이러스 억제

세계 최초 코로나19 치료기기 바이 바이 (Bye-Vi).  구강과 비강 조사 장치 설계 특허 출원 (구성 및 디자인 복제 불법)세계 최초 코로나19 치료기기 바이 바이 (Bye-Vi). 구강과 비강 조사 장치 설계 특허 출원. 정환정 교수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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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기기가 국내에서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돼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제도적 한계와 지원 미흡으로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정환정 교수팀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감염자의 코와 목에 광에너지를 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 내지 억제시키는 치료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치료기기를 개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확진자의 코와 입를 통해 침투한 뒤 인후부에서 증식이 일어나고 일부는 폐로 들어가서 폐렴 등 중증화가 급속히 진행되기 때문에, 코와 목의 바이러스를 초기에 제거하는 치료가 중증화 방지와 빠른 치료, 확산 억제를 위해 중요하다. 이 치료기기는 바로 그 치료에 효과가 있는 최초의 기기로 개발된 것이다.

연구가 시작된 것은 2020년 1월부터였다.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숙주세포에 특정 파장대의 광에너지를 30분 2회 모아서 쏘면 숙주세포에는 무해하고 감염된 바이러스는 80% 이상이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 부작용이 없어서 횟수를 늘리면 치료효과는 더 높아졌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휴대와 사용이 편리한 의료기기를 만들었고, 이 기기에 바이러스와 결별을 의미하는 '바이 바이(Bye-Vi)'로 이름을 붙였다.
 
아울러,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인 독감 바이러스 증식 억제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런 항바이러스 기전은 숙주세포가 바이러스의 증식에 이용당하는 여러 기전을 억제시킴으로써 일어난다는 것을 밝힌 연구 결과도 확보했다. 이를 정리해서 지난해 9월에는 광생물학 분야 SCI 국제저널인 'Photochemistry & Photobiology'에 논문을 출판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전기안전시험과 생물학적 안전시험을 모두 완료해서 의료기기 안전성 검증까지 통과했다. 이제 남은 건 임상시험. 이 치료기기가 본격 임상시험에 들어가면 코로나19 확진자의 조기 치료와 전염력 억제는 물론,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전북CBS 게다가 치료기기의 학문적 검증과 안전성 검증을 모두 통과한 지난해 11월은 코로나19 5차 대유행이 시작되던 시점이었다. 백신 접종율이 80%에 도달했지만, 돌파 감염이 문제가 됐을 뿐 아니라, 먹는 치료제 보급도 더디고 제한적인 때였다. 거리두기에 대한 사회적 피로감이 극에 달하기 시작하던 시기였고, 그래서 백신과 치료제를 넘어선 치료기기의 필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만큼 절박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 긴박한 시기에,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된 이 코로나19 치료기기의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은 정작 계속 뒷전으로 밀리고 있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당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의 모든 관심이 백신과 치료제에만 집중돼 있었던 것. 또 하나는, 검증과 임상에 있어서 치료기기에 대한 법령과 규제가 치료약에 비해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임상시험은 주로 대형병원에서 이뤄지는데, 이 치료기기의 임상 대상인 코로나19 확진 초기의 환자들은 거의 생활치료센터나 자가격리 대상이었고, 생활치료센터 등은 임상시험 실시기관이 아니다. 특별한 위기 상황에 맞는 법규 적용과 제도적 특례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적용과 특례는 백신과 치료제 임상에서는 주어졌지만, 치료기기에 대해서는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정환정 교수가 직접 발로 뛰면서 식약처와 정부, 정치권을 향해 치료기기 임상 진행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식약처는 법령에 묶여 움직이지 못했고,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은 온통 백신과 치료제에만 쏠려 있었다.
 
하지만 이 치료기기에 대해 연구 결과와 안전성 검증이 이뤄진 이상, 임상시험을 경증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못한다고 계속 미룰 수는 없는 상황. 정환정 교수팀은 식약처에 결국 치료기기 임상이 어려운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감기' 환자를 대상으로 증상 개선 및 항바이러스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탐색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했고, 식약처는 이를 허가했다. 그것도 올해 1월에 이뤄진 승인이었다.


시기도 늦어졌고 대상도 꼬인 셈이지만, 정환정 교수팀은 멈추지 않았다. '바이 바이'의 원천기술과 적용기술에 대한 국내 및 국제 특허 출원과 제품화 과정까지 직접 마치고 이제 2월부터 이뤄질 임상시험 준비도 마쳤다. 하지만 그런 연구팀을 기다리고 있는 임상시험은 아쉽게도 '감기' 환자다.
 
그 사이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 대폭발이 일어났다. 고위험군을 뺀 확진자는 다 셀프 재택치료 대상이 됐다. 이 치료기기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치료기기 사용을 위한 코로나19 환자 임상시험을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환정 교수는 "지금도 방법은 있다"고 말한다. 정환정 교수는 지난 9일 전북CBS <컴온라디오 김도현입니다>에 출연해 "감기 환자 1차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중대본이 식약처와 함께 감기가 아닌 코로나 환자로 2차 임상시험이 진행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으려고 하면 방법은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있다면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임상적 적용이 빠르게 진행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패스트트랙은 지금까지 코로나19 국면에서 백신과 치료제에는 적용돼왔지만 치료기기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지금 상황이 계속되면, 이번 코로나 국면에서의 이 치료기기 활용 골든타임은 지나가 버린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정환정 교수. 정환정 교수팀 제공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정환정 교수. 정환정 교수팀 제공정 교수는 "이 기기는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 전반의 기전에 치료 효과를 갖기 때문에, 감기와 독감 치료 효과를 입증받는 것만으로도 제품의 상품화는 가능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빠른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에 힘을 싣는 일"이라며 "코로나19 환자 임상 지원을 통해서 코로나 위기 극복에 더 늦기 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된 치료기기이자 코로나의 대세가 된 오미크론 변이를 잡을 게임체인저, 이 기기가 코로나 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을 잡을 수 있을지, 지금 의료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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