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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알 수 없는 안철수 계산법, 노린 것은 입각일까 당권일까[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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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옹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옹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3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의 단일화 결정에 '극적'이라는 수식이 붙었던 이유는 그간 안 대표의 대선 완주 입장이 워낙 강경했기 때문이다. 이 강경함을 뒷받침했던 것은 '다당제 소신'과 '더 좋은 정권교체'였다. 불과 며칠만에 정반대로 바뀐 안 대표의 결정, 그의 계산법은 무엇일까. 안 대표의 발언에서 실마리를 찾아봤다.

① "내 개인적인 손해가 나더라도 정권교체 대의를 따르는 게 맞다"

안 대표가 밝힌 대선 후보 사퇴와 윤 후보 지지의 배경은 '정권교체'다. 하지만 정권교체는 지난 달 단일화 결렬 당시는 물론 대선 레이스 내내 작동했던 정치적 환경이었다. 정권교체의 열망 그 자체를 안 대표 입장 변화의 결정적 변수라고 보는 시각은 정치권에서 찾기 어렵다.  

심지어 안 대표는 후보 시절 유세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국민의힘 윤 후보를 통한 정권교체의 의미를 폄훼했었다. 그는 지난 달 22일 울산 중앙시장 유세에서 "상대방을 떨어트리기 위해 마음에 안 들고 무능한 후보를 뽑아 당선되면 어떻게 되겠나. 1년만 지나고 나면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할 수도 있다)"라며 윤 후보를 강하게 저격했었다.

② "제가 국회의원으로서 여러 가지 열심히 입법 활동을 했습니다만, 그걸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그런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철수 정치' 이미지에 박제돼 버렸다. 무려 11번의 '정치적 철수'를 감행한 안 대표는 이번 선거기간 내내 본인 입으로 "'또 철수하려 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오명을 갖고 있었는데, 선거일을 불과 엿새 남기고 또다시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단일화 결정은, 안 대표 입장에서는 정치인으로서 최악의 이미지를 감수하고라도 정치적 미래를 담보할 선택이 돼야만 했다.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가 한 발언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행정적 업무"에 대한 기대다. 당장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자리 나눠먹기', '야합'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심지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이사장은 선언문에 담기지 않은 "이면합의"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 안철수 국무총리' 그림을 그리며 단일화를 추진해왔던 국민의힘 일각의 아이디어와 상통한다. 윤 후보 본인도 DJP 모델을 단일화 이슈에서 언급했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철수 국무총리설과 관련해 "도덕적 흠결이 없고 한때는 민주당에서도 러브콜을 보냈던 안 대표의 총리청문회를 비토하기 어려울 것(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이란 얘기를 한다.

하지만 국무총리라는 자리가 고유한 정치적 업적을 득하기 어려운 자리라는 점 때문에 "총리 한 번 하고 그만두려고 안 대표가 '철수 정치'를 감수하면서 이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것(국민의힘 당직자)"이라는 분석도 있다. 내각 인사권 등이 안 대표 본인의 정치적 미래까지 담보하지 못한단 말이다. 장기적으로 차기 대권을 꿈꾸는 안 대표가 부산시장 등 국민의힘의 전통 기반 지역에서 행정가로서 업적을 쌓고 향후 윤석열 정권의 지원 속에서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을 내다보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③ "정권교체의 힘으로 정치교체, 시대교체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할 것"

선거 후 '즉시' 합당이라는 윤 후보와 안 대표의 이날 선언문 내용에서도 안 대표 입장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단일화가 결렬됐던 지난 27일과 단일화가 결의된 이날의 정치적 외부 조건들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때문에 결렬 때는 윤 후보가 수용하지 않았던 어떤 조건이 이날 관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박빙세가 이어지자 '자강론' 대신 안 후보의 요구를 더 들어주는 방식으로 그를 안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선거 후 즉시 합당'의 의미는 윤 후보가 대통령으로서 영향력이 막강할 때 당 대 당 통합을 한다는 의미다. 이 경우 공동대표 체제 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칠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현 이준석 대표 체제는 흔들리게 된다. 향후 지방선거 공천은 새롭게 탄생한 대표 체제에서 쥐게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대표가 그간 정치적 도전마다 실패했던 주요한 원인은 기반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을 제대로 장악한 적도, 지역 기반도 없었던 그가 당권을 장악해 자신이 공천한 인물들로 당을 채우면 한 번에 보수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윤 후보와 가까운 인사들은 현 이준석 대표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당장 이번 단일화의 일등공신인 윤 후보 측 장제원 의원과 안 대표 측 이태규 의원부터 반이준석 정서를 공유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이를 의식한 듯 이준석 대표는 단일화 발표 이후 SNS에 국민의힘 '안으로' 국민의당이 들어온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의 국민의힘 내에서의 정치활동이 지방선거 등에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정한 경쟁의 원칙"이 적용될 것임을 얘기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그리고 당을 장악한 윤 후보의 안 대표 배려가 통하지 않는 "공정한 경쟁"을 얘기한 것이 방점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어떤 방식이든 대선 직후 지도부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윤 후보가 동의해준 것 같다"며 "윤 후보는 약속을 지키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향후 정계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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