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씨. 윤창원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 재직 당시,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내사보고서를 언론에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송모(33)씨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송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공익을 목적으로 한 제보'였다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16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구자광 판사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송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2014년 간부후보생으로 입직한 피고인은 금융수사 분야에 특화하기 위해 실제 사건을 공부하려고 선배 황모 경위에게서 2019년 9월쯤 자료를 받았다"며 "자료는 2013년 내사보고서를 편집한 것으로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변동 및 일일거래내역·거래량·거래대금, 언론 보도 내용, 제보자의 진술 등이 기재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2019년 동료 경찰관으로부터 김씨가 언급된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내사보고서를 건네받아 뉴스타파 등 2개 언론사 기자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송씨는 2019년 10월 내사보고서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기자에게 전송하고, 2019년 12월 또 다른 기자에게 인쇄본을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언급된 내사보고서를 언론사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 송모씨(왼쪽)가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뒤 변호인과 함께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송씨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자료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송씨 변호인 측은 공익 제보임을 강조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법무법인 로고스 김현수 변호사는 "송씨가 해당 사건을 제보한 것은 출세 등의 사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당시 검찰총장의 도덕성 검증을 위한 공익성 제보였다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해당 사건은 2013년 경찰에서 내사가 중지된 건으로 6년 정도 지나 편집된 형태의 자료를 받은 송씨가 경찰에서 더 이상 수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언론에 제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송씨의 보고서 전달 자체가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하며, 현재 권익위원회에도 해당 내용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날 경찰관 192명이 쓴 탄원서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송씨는 재판부에 "한때 왜 그 법과 원칙이 나한테만 적용될까 억울했는데, 이 같은 행동은 '왜 나한테만 그러냐'는 피의자와 다른 바 없다고 생각했다"며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법적 테두리와 경찰관의 직업윤리를 저버렸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4월 15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