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가르시아. 연합뉴스로벨 가르시아(29)가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낼 적임자로 떠올랐다.
가르시아는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와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의 8 대 4 승리와 3연승을 이끌었다.
홈런 두 방으로 SSG의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가르시아는 경기 후 "타석에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면서 "매일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페이스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투양타인 가르시아는 이날 좌우 타석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6회초 우완 윌머 폰트를 만나 좌타석에서, 7회초 좌완 김택형을 상대로 우타석에서 각각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 경기 좌우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것은 역대 11번째이며, 연타석으로 양타석 홈런을 날린 것은 5번째다.
KBO 리그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가르시아는 "스위치 타석으로 연타석 장타를 날려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우중간 좌중간으로 홈런을 쳐본 것은 처음"이라며 "오늘 연타석 홈런이 나도 매우 기쁘다. 앞으로 좋은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르시아는 지난 6월 5일 LG의 새 외국인 타자로 합류했다. 27경기 타율 1할5푼5리로 부진한 전임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의 대체 선수로 발탁됐다.
2018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은 가르시아는 2019년 메이저 리그에 데뷔했다. 2021시즌 휴스턴을 거쳐 올해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뛰었다. 41경기 타율 2할9푼5리 12홈런 30타점 OPS 1.013을 기록했다.
LG 가르시아. 연합뉴스지난달 26일 SSG와 원정 경기에서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른 가르시아는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를 소화했다. 타율 2할7푼6리(38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7득점을 기록, 전반적으로 눈에 띄는 활약은 아니었다.
그런데 앞서 두 경기에서 연속 멀티 히트 활약을 펼치더니, 이날 경기에서 5타수 3안타를 터뜨리며 KBO 리그 적응을 마쳤다. 시즌 타율을 3할2푼(43타수 13안타)로 끌어올렸다. LG의 지독한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낼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LG는 최근 수년간 외국인 타자 복이 없었다. 2008년과 2009년 두 시즌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긴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후 계속해서 외국인 타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조쉬 벨, 잭 한나한, 제임스 로니, 아도니스 가르시아, 토미 조셉 등 수많은 외국인 타자가 거쳐갔지만 모두 실패를 맛봤다.
2020시즌 로베르토 라모스가 LG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인 38홈런을 터뜨리며 마침내 빛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라모스는 이듬해 허리 부상으로 시즌 도중 퇴출됐고, 외국인 타자 잔혹사는 반복됐다. 대체 선수로 합류한 저스틴 보어에 이어 올 시즌 리오 루이즈까지 모두 실망만 남긴 채 팀을 떠났다.
하지만 LG는 이날 가르시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수년간 외국인 타자 잔혹사에 시달린 LG에 희망을 심어줬다. 가르시아가 앞으로 LG에 어떤 외국인 타자로 거듭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