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체크]사교육공화국 대한민국 1명당 41만원? '생각보다 적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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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주말 뉴스쇼 모아모아 팩트체크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 대담 : 선정수 (뉴스톱 기자)

1명당 평균 사교육비 41만원…평균의 함정
사교육 받지 않는 경우도 포함…사교육 받는 학생으로 한정하면 52만원
지역별로는 서울 평균 70만 7천원 가장 높아
사교육비 지출 총액 26조원…SOC 예산 25조원보다 많아
초등학생의 경우 돌봄 사각지대가 사교육 부추겨

◇ 조태임 > 한 주를 팩트체크로 정리하는 모아모아 팩트체크입니다. 오늘도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했나요?
 
◆ 선정수 > 교육부와 통계청에서 사교육비와 관련된 통계를 내놨는데요. 사교육 비용이 너무 적게 집계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관련 내용을 짚어봤습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 조태임 >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2022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은데요. 학생 1인 당 사교육비가 41만원으로 조사됐는데요. '통계가 정확한 거냐, 너무 적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많아요. 일단 통계 내용부터 살펴보죠.
 
◆ 선정수 > 2022년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2021년 대비 10.8% 늘었습니다. 사교육 참여율은 78.3%로 전년 대비 2.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중고 학생 10명 중 8명 정도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뜻이죠.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1인당 내는 비용은 52.4만원이었습니다. 2021년보다 7.9% 올랐습니다. 사교육 지출이 전혀 없는 학생들까지 포함해서 전체 학생 평균을 내면 1인당 41만원으로 계산됩니다. 전체 사교육비 26조원 가운데 초등학생 11.9조원, 중학생 7.1조원, 고등학생 7조원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 조태임 > 사교육 지출이 없는 학생도 포함한 평균 값이 군요. 평균의 함정이네요. 
 
그런데, 초등학생의 사교육비가 가장 많네요. 대학 입시를 앞둔 고교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을 것 같은데 예상과는 반대에요. 왜 그럴까요?
 
◆ 선정수 > 일단 초등학생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이니까 학생수가 더 많죠. 중고생은 3학년까지 밖에 없으니까요.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따져보면 초등학생은 37.2만원, 중학생 43.7만원, 고등학생 42.2만원입니다. 인 평균으로 따지면 중학생이 가장 많네요.
 
초등생들의 사교육비가 많은 것은 아무래도 우리 사회가 돌봄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수강목적을 알아보면요. 초등생들은 일반교과에서 보육, 불안심리, 친구사귀기 등으로 응답한 비율이 18%였구요, 예체능 및 취미 교양 관련 사교육 부문은 보육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7%입니다. 

2022 사교육비 조사 결과. 통계청 제공2022 사교육비 조사 결과. 통계청 제공

중고생은 이런 비율이 1~5% 정도로 낮습니다. 사교육 참여율을 살펴보면 초등학생이 85.2%로 가장 높습니다. 중학생은 76.2%, 고등학생은 66%로 나타납니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높은 것 역시 우리 공교육이 돌봄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나타내는 것이죠.
 
◇ 조태임 > 학생들이 사교육비를 얼마나 지출하는지 어떻게 알아보는 걸까요?
 
◆ 선정수 > 전국 초중고 약 3000곳 학생 7만4000명을 상대로 조사를 합니다. 학부모가 조사 홈페이지(모바일 웹)에 접속해서 직접 입력하는 인터넷 조사입니다. 7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다는 것은 모집단이 엄청 큰 조사입니다.

보통 정치 관련 여론조사를 할 때 1000명을 조사해서 발표하거든요. 굉장히 큰 모집단을 갖고 하는 조사인데요. 지역별/초중고별로 모집단에 비례해 표본을 추출하기 때문에 실태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 조태임 > 그런데 주변에서는 이 조사 결과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와요. 학생 1인당 매월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41만원. 물론 절대적인 액수는 크지만 아이들 학원 가느라 바쁜 현실과 비교하면, 너무 적다 이런 목소리가 많은데요. 선 기자도 초등학생 아이가 있잖아요. 자녀 사교육비 얼마나 듭니까?
 
◆ 선정수 > 제 딸은 초3인데요. 학원은 피아노와 영어 학원을 다니고, 집에서 태블릿으로 하는 학습지를 하고 있습니다. 월평균으로 치면 대략 60만원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 학원을 보내는 측면도 있습니다.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을 살펴보면요. 초등학생이 7.4시간, 중학생 7.5시간, 고등학교 6.6시간으로 나옵니다.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매일 3시간 정도 학원에 가고 있으니까 주당으로 치면 15시간이죠. 굉장히 많이 다니는 겁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 조태임 > 초등학교 특히 저학년의 경우에는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학원에 보낸다. 이런 진단이 가능하군요. 

그런데 통계를 보면 초중고 가리지 않고 체감하는 사교육비보다 금액이 적게 나온단 말이죠. 이건 어떻게 봐야할까요?
 
◆ 선정수 > 통계청은 "학교급·지역 등의 개별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만 크게 부각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초등생도 1학년 때 드는 비용과 6학년 때 드는 비용이 다르고, 초 중 고로 올라가면서 비용도 늘어나고, 지역별로도 굉장히 편차가 크단 말이죠. 그런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로 뭉뚱그려서 부각이 되니까, "아 통계가 이상한데"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는 뜻이죠.
 
◇ 조태임 > 지역별 편차가 굉장히 크다고 했는데. 자세히 한번 살펴 볼까요?
 
◆ 선정수 > 지난해 전체 학생 평균 사교육비 지출은 41만원이었는데요. 서울지역 평균은 70만7000원으로 집계됐고요. 광역시 지역은 50만6000원, 읍면지역은 40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가장 사교육 지출이 많았고요, 전남이 38만7000원, 경북 40만5000원 순으로 적었습니다.

지역별, 학년별로는 서울지역 고3 학생들의 사교육 지출이 95만5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지역 초1 학생들은 22만1000원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 조태임 > 굉장히 편차가 크네요. 소득 별로도 통계가 잡히죠?
 
◆ 선정수 > 네 그렇습니다. 월 평균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12만4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800만원 이상인 집은 평균 64만8000원이 사교육비로 지출됐습니다. 전학년을 아우르는 것이기 때문에 경향성만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커지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소득 불평등이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 조태임 >  요즘 '계층 이동 사다리가 끊어졌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교육 격차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더 나은 삶을 꿈 꿀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이야기일텐데요. 참 안타깝습니다.

이번엔 우리 사회가 지출하고 있는 전체 사교육비 규모에 대해 알아보죠.
 
◆ 선정수 > 지난해 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26조원이었습니다. 너무 큰 액수라 감이 잘 안 오죠. 올해 우리나라 지출예산 규모가 638조원입니다.

사회간접자본(SOC)이라고 하죠. 도로 깔고 다리 놓고 이런 것들요. 여기에 배정된 예산이 25조원입니다. 산업, 중소기업, 에너지 분야 예산 규모가 딱 26조원이네요. 대단한 금액입니다. 

사교육비 총액. 교육부 제공사교육비 총액. 교육부 제공물론 사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공부에 도움이 되고 소양이 계발된다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기 위한 선행 학습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돌봄 체계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서 학원비를 지출하는 것도 사회적 낭비라고 볼 수 있죠. 이런 돈 아껴서 돈이 더 의미있는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라가 해야할 일인 것 같습니다.
 
◇ 조태임 >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도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수많은 대책들을 내놓았잖아요? 효과가 좀 있었을까요?
 
◆ 선정수 > 2007년 22만2000원이었던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지난해 41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5년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건데요. 2007년 물가지수가 78.01이고 2022년에는 107.71이거든요. 2020년을 100으로 보면요. 그럼 이 기간동안 물가는 38% 올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교육비는 2배 가까이 늘어난거죠. 

이 기간 동안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은 2020년 23만5000원으로 전년대비 5만5000원 정도 줄어듭니다. 코로나 여파로 집합제한도 있었고 학부모들이 학원에 보내지 않는 성향도 있었기 때문인데요. 2021년 32만8000원으로 곧바로 반등한 이후 지난해에는 37만2000원까지 늘어났습니다. 사교육비는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니까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조태임 > EBS 강의를 수능에 반영하고, 방과후 교실을 늘리고 이런 것들이 정부의 사교육비 줄이기 대책이었잖아요. 좀 어떻습니까?
 
◆ 선정수 > 방과후 학교 참여율은 2007년 38.2%였는데요. 2013년 60.2%까지 높아졌다가 점차 하락해서 2019년 48.4%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9.5%까지 하락했죠. 이때는 아예 학교에 가지 않고 비대면 수업하는 학교도 많았으니까요. 2021년에는 28.9%, 2022년엔 36.2%로 회복하는 추세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고등학생들의 방과후 학교 참여율인데요. 2010년에는 79%로 최고점을 찍었는데 2019년에는 47.7%까지 떨어집니다. 2020년에는 12.0%로 하락했구요. 지난해에는 30.6%에 그쳤습니다.
EBS교육 참여율은 고교생 기준 2007년 41%였고 이후 대체로 40% 초중반대를 기록했는데요. 2016년 이후 30%대로 떨어져 지난해는 30.5%에 그쳤습니다. 고교생 10명 중 3명만 EBS교육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죠.
 
◇ 조태임 > 그렇다면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봐야겠네요. 교육부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고 하니까 한 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돌봄교실 이야기도 좀 해보죠. 초등 저학년 특히 맞벌이 집안의 아이들 경우는 누군가 돌봐줘야 하는데, 지금은 전적으로 가정에 맡겨져 있단 말이죠. 그래서 여성들 중심으로 경력 단절이 생기고, 출생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요. 정부 대책은 없나요?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류영주 기자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류영주 기자
◆ 선정수 > 정부는 초등전일제 교육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인데요. 방과후 교육활동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초등 전일제 학교'를 운영하고,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입니다.

이걸 교육부는 '늘봄학교'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올해는 다섯 개 지역의 학교 214곳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기존 돌봄교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생은 학생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불만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학생 입장에선 돌봄교실에서 받아주는 인원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불만이 있었구요. 그래서 해마다 돌봄교실 추첨 장소에 가면 떨어졌다고 울먹이는 부모들도 볼 수 있었죠. 돌봄교실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도 있었구요. 학교 측은 돌봄교실 때문에 교원 업무가 늘어난다는 불만도 제기됐습니다. 늘봄학교를 추진하면서 단위학교 중심으로 운영되던 방과후학교를 교육(지원)청 중심의 지역단위 운영체제로 개편할 예정인데요. 이렇게 되면 기존 단위학교에서 처리하던 강사ㆍ업체 선정 및 계약체결, 수강신청 및 강좌, 회계처리 등을 센터 전담인력이 수행해서 학교 측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하네요.
 
◇ 조태임 > 이 늘봄학교는 2025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될 계획이라고 하네요. 반가운 소식인데요. 단순히 양을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늘봄 교실이 늘어나도 보내고 싶은 , 믿을 수 있는 그런 보육 시설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모아모아팩트체크 뉴스톱 선정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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