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들기]'19금 웹툰' 향한 두 눈…"장르 다양성" vs "性산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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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성인웹툰 캡처 네이버웹툰 성인웹툰 캡처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른바 '19금 웹툰'으로 발을 넓히며 중소형 플랫폼과 성인 웹툰 시장 쟁탈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과거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등 중소형 플랫폼들이 회원 유입을 위해 '19금 마케팅'을 펼치며 수위 높은 성인 웹툰을 전면에 내세우는 '니치마켓'(niche market) 전략으로 웹툰 주력 소비층 20~30대 확보에 나섰다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장르 다양성을 내세우며 로맨스를 표방한 '성인 웹툰'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22 만화 웹툰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을 거의 매일 본다는 비율이 가장 많은 연령층은 20대(36.8%)였고, 10대(32.6%)와 30대(27.4%)가 뒤를 이었다.

유료 결제 경험과 빈도가 가장 많은 연령층도 소비경제력을 가진 20대가 57.0%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55.0%)가 웹툰 유료 결제 경험이 높았다. 10대의 유료 결제 경험 비율도 절반(49.9%)에 달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도하는 웹툰 시장에서 과거 19금 웹툰(18세 이용가)은 선정성을 배제한 '폭력성'에 주로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여심 공략'을 앞세운 로맨스 장르에서 '18세 이상 이용가 웹툰'을 전면에 배치하며 소재와 연출면에서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본격 성인물이라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남자의 나체를 그리고 싶어하는 공작부인이 등장하는 '남편을 죽여줘요', 이웃집 미소녀 이야기 '앞집나리' 등 로맨스 판타지가 높은 인기를 끌고, 카카오웹툰은 '결혼 장사', '백작가의 불청객들' 등 청소년 이용가와 '19세 완전판'으로 선보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이미 성인 웹툰으로 구독자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한 중소형 플랫폼과 웹툰 스튜디오에서는 적나라한 노출과 배드신, 여성향, 동성애물 등으로 소재를 다양화해나가고 있다.

전연령층을 대상으로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상대로 경쟁하는 중소형 플랫폼으로서는 '금단의 영역'인 성인물 장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이들 중소형 플랫폼의 성인물 비중은 적게는 50~60%에서 많게는 90%에 육박하기도 한다.

성인물 웹툰 비중이 높은 플랫폼 탑툰의 경우 250여개의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아시아와 글로벌 사이트를 열고 성인 웹툰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 차별화를 위한 스토리 창작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웹소설-웹툰-드라마·영화로 연결되는 IP 생태계에 부합하는 문학·장르·시장성이 담보된 성인물도 늘어나고 있다. 포르노처럼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화로 승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카카오웹툰 '19세 완전판' 캡처카카오웹툰 '19세 완전판' 캡처웹툰 독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화끈하게 보여줄 것은 보여주면서 스토리라인을 탄탄하게 짠 작품은 드라마와 영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성인 웹소설이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는 데 머물러 있었다면, 웹툰시장이 커지면서 미디어 프렌차이즈 흐름을 타고 그림체와 영상화로 표현되는 갈망이 커지고 있다"면서 "소비층의 니즈가 있고 '19금 마케팅'으로 후발주자 입장에서 구독자의 지갑을 쉽게 여는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여성향 19금 로맨스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은 웹툰 소비층이 10~20대 남성층을 기반으로 20~30대 여성층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대형 플랫폼이 어느정도 '말랑말랑한 수위'에서라도 성인장르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들 정도로 웹툰에서의 성인 에로물 파워가 커졌다. 어떻게 보면 중소형 플랫폼이 성인물을 웹툰 시장의 한 장르로 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나 카카오 측은 '장르의 다양성'을 고려한 것일 뿐 특정 성인물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10대의 웹툰 소비가 높아지면서 자극적인 노출과 성적 판타지를 앞세운 웹툰 비중이 높아지는 것에 '성 산업화' 지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중소형 웹툰 플랫폼을 중심으로 19금 콘텐츠의 경우 상당한 수위로 자극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맘카페에서는 중학생 아이가 부모의 휴대폰으로 수위가 짙은 성인물 만화를 보더라며 고민을 토로하자 "자극적인 창작물이 판을 쳐서 그릇된 성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하다는데 다 막을수도 없고 고민"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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