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통령 관저 정문 바리게이트 앞으로 탄핵 찬성·반대 참가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나채영 기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시도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안팎은 긴장 기류가 맴돌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는 이중으로 바리게이트가 세워져 있었고, 내부로는 대형 버스 여러 대가 길목을 지켜 시야를 가렸다. 관저 앞으로는 경찰 통제 하에 통행이 가능했다. 대통령 체포 찬성·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바리게이트 앞을 지나가며 '경호처 정신 차려', '빨갱이는 북으로'를 계속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나채영 기자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담긴 보도를 접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집결을 호소했다.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지지자들은 "우리 애국 동지 시민들을 (공조본이) 짓밟고 지나갈 수 없을 것"이라며 "불멸의 경호원들을 쓰러트리지 않고는 대통령을 못 건드린다"고 외쳤다.
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 때부터 한남동 관저 앞을 찾았다는 김모(23)씨는 "지금은 사람들도 많고 결의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포 반대 집회로부터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선 체포 찬성 측 집회도 열리고 있다. 한국노총은 오후 2시부터 일신빌딩 앞에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국민주권당은 볼보빌딩 앞 2개 차로에서 체포 시민 행동의 날 집회를 열고 있다. '내란수괴 윤석열' 손피켓을 든 손모(53)씨는 "윤석열이 체포되기 전까지 잠을 자지 않을 것"이라며 "경호원들이 윤석열 편에 서지 말고 체포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관저 앞에서는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인 서울시립대학교 차성안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의 '지시 불이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차 교수는 볼보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경호처 지휘부의 영장 집행 저지 명령을 둘러싼 경호처 직원과 가족, 지인용 법률조언을 '7문 7답'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2차 체포영장 집행도 막아서면 현장에서 체포해 분산 호송 후 조사할 계획도 세웠다. 다만 "협조하면 선처한다"는 입장이다. 집행을 막는 국회의원들도 현행범 체포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특수단 관계자는 "현장에서 공무 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현행범 체포가 이뤄지면 분산 호송, 조사도 준비하고 있다"며 "협조하는 직원들에 대해선 선처할 것이다. 최대한 협조할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한다"고 밝혔다.
경찰 특수단은 현재 박종준 전 경호처장 외 경호처 간부 4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박종준 전 처장이 사표를 내고 경호처장에서 물러나면서 입건된 경호처 간부는 경호처 김성훈 차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김신 가족부장 등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