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나치기록박물관 앞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전시 관계자들이 막을 걷어내고 있다. 연합뉴스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독일 두 지역에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8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나치기록박물관 앞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는 250여 명이 참석해 소녀상 곁에 꽃다발을 놓고 사진을 찍으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렸다.
이번 소녀상은 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전시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제3세계'의 일환으로 오는 6월 1일까지 설치된다. 전시에서는 지난 2000년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에서 증언한 고(故) 황금주 할머니의 육성도 공개된다.
행사는 "이제 내 나이가 70이 다 됐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꼭 하고야 말거요"라는 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시작됐다. 김학순 할머니는 34년 전 위안부 피해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인물이다.
8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나치기록박물관 앞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한 시민이 꽃다발 놓고 있다. 연합뉴스이번 전시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 지역에서 자행된 여성 상대 전쟁범죄에 초점을 맞춰 2년 전부터 준비됐다.
이 과정에서 일본 측의 반발로 쾰른시 행정당국은 대체 전시 장소를 제안하며 잡음이 일기도 했다. 쾰른은 일본 교토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다.
하지만 당국은 구(區) 대표들 결의안과 쾰른시 정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결국 반대 의사를 철회했다.
진행을 맡은 운동가 프란치는 故 김학순·김복동 할머니의 말을 전한 뒤 "몇 주 전만 해도 소녀상을 이곳에 전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며 이번 전시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연대의 표시라고 전했다.
독일 카셀 지역에도 소녀상이 다시 설치됐다. 이 소녀상은 카셀대 학생들 노력으로 지난 2022년 7월 대학 캠퍼스에 세워졌지만, 이듬해 3월 대학 측이 철거했다.
당시에도 일본 총영사가 카셀대 총장에게 '반일 감정을 조장한다'며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발한 대학생과 시민들은 소녀상 가면을 쓰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