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야권의 유일한 경제외교통 대권 잠룡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오는 9일 미국발 관세 폭탄 대응을 위한 긴급출장에 나서면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9일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K카운터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출마선언에 관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트럼프발 자동차 부품 관세 위기 대응을 위한 미국 출국과 맞물려 출마를 공식화하려는 것으로, 경제와 외교 분야 전문가로서 자신의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 지사는 미국 자동차 완성차 3대 회사(GM, 포드, 스텔란티스) 소재지인 미시간주에 2박 4일(9일~12일) 일정으로 국가경제 위기 해소를 위한 '관세외교'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오전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경제의 시간이다. 지금 허송세월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공직자, 정치인 누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수입차 25% 관세 부과를 사흘 앞두고 평택항 동부두에서 자동차 기업 관계자들과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도내 자동차 분야 관세 피해 중소기업에 500억원 규모의 긴급 특별경영자금(융자)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 지사는 "트럼프 관세로 대기업은 물론, 수천 개의 1차 벤더, 2차·3차 벤더까지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지금이라도 여야정 합의로 '경제전권대사'를 임명해 경제 외교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전권대사 임명은 12·3 내란 사태 직후부터 김 지사가 국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제안해온 여러 경제 대책 중 하나다. 국가경제를 대표할 지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경제외교 책임자를 앞세워 대외신인도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지사는 내란 사태로 위기에 처한 국가신인도 안정화를 위해 주요 외교 상대국의 정치인, 경제인 등에게 편지 외교를 이어 왔다.
김 지사의 대선 출마선언은 김두관 전 국회의원에 이어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로서는 두 번째다.
경기도지사의 대선 출마는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이재명 전 지사에 이어 6번째다. 앞선 5명은 모두 낙선(경선 또는 본선)했다.
대권에 도전하더라도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을 치르게 된다.
대통령 탄핵으로 보궐선거(조기 대선)가 치러질 경우 광역단체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기준 3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그 이전 당내 경선 과정에서는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김 지사의 출마에 맞춰 도청 참모진의 줄사퇴도 예상된다. 국회의원 출신의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이미 사표를 냈고, 윤준호 정무수석, 안정곤 비서실장, 강민석 대변인 등도 곧 사직 후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남수 전 경기도 정무수석과 김용진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전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외곽조직을 꾸리고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김진경 도의회 의장, 양당 대표를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한 협조를 부탁하는 등 도정 공백 최소화를 위한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