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 쉬인이 미국 내 판매 상품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관세 정책 여파가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 25일을 기점으로 미국 내 판매 물품 가격을 대거 올렸다. 블룸버그가 50개 품목의 24일과 25일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전체적으로 약 10% 가격이 상승했으며 이 가운데 7개 품목은 미국에서 아예 판매가 중단됐다.
품목별로는 키친타월 10개 세트 가격이 하루 만에 무려 377% 급등했다. 미용 및 건강용품 상위 100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하루 새 51% 올랐고 가정용품과 주방용품, 장난감 부문도 평균 30% 이상 가격이 인상됐다.
반면, 같은 기간 영국 내 쉬인 판매 가격은 큰 변화가 없었고, 판매가 중단된 품목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무역 전쟁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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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의 가격 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서명한 '소액 면세' 제도 폐지를 반영한 조치다. 이 제도는 800달러(약 117만원) 이하의 중국·홍콩발 제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는 것으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저가 상품을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액 면세 제도를 오는 5월부터 폐지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쉬인을 비롯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관세 부담이 커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위기 우려에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내 소비자 물가 부담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쉬인의 가격 인상은 중국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수출 비용 증가분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이라며 "무역 전쟁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가시화한 사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