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에서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진행한 둘째 날인 29일 오전 성신여대 인근 T월드 매장에는 전날과 다름없이 오전부터 유심을 교체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유준상 인턴기자해킹 사태로 SKT에서 무료 유심 교체 서비스를 개시한 둘째 날도 전국 T월드 매장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유심 품귀현상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15만 원에 유심을 판매하겠다는 게시글까지 올라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오늘도 유심 교체 '오픈런'…"자녀가 알려줘서 왔다"
29일 성신여대 인근 T월드 매장 앞에 붙은 유심 교체 관련 안내문. 유준상 인턴기자SKT에서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진행한 둘째 날인 29일, 전날과 다름없이 서울 성북구 인근 T월드 매장 앞에는 오전부터 유심을 교체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전날에도 매장을 찾았지만, 유심 재고가 없어 교체에 실패한 시민들은 더욱 발을 동동 구르며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매장 앞에서 대기 중이던 고모(67)씨는 "이틀 전에 SKT에서 무료로 유심을 교체해 주겠다고 문자가 와서 오게 됐다"며 "어제도 왔었는데 어제는 사람이 훨씬 많았고 교체를 하지 못해서 오늘 다시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도 어김없이 매장 담당자는 영업을 개시하며 매장 앞에 '유심 재고 없음' 안내문을 붙이고, 유심 교체 대기 명단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이모(82)씨는 "사람들이 줄 서 있길래 접수를 했다"며 "오늘도 유심이 없어서 예약만 했기 때문에 교체를 언제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SKT는 온라인으로 유심 교체 예약을 접수하고 있지만, 온라인 예약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이용자들이 현장을 찾았고 이마저도 재고 부족으로 당장 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장 대기 명단도 QR코드로 작성해야 하다 보니 고령층 이용자들은 겨우 안내를 받아 예약을 진행하기도 했다.
SKT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유심 교체를 완료한 이용자는 28만 명이다. 이는 전체 가입자 2500만 명의 1.2% 수준이다.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 대기 건수도 432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SKT에서 확보한 유심 물량은 100만 개 수준으로, 당장 대기 인원을 감당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무서운 잇속 "유심 15만 원 판매"
온라인 커뮤니티'유심 품귀현상'이 현실화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는 유심을 15만 원에 판매하겠다는 게시글까지 올라왔다.
게시자는 "현재 SK해킹사태로 유심교환 못하고 계실 텐데 일반 판매점엥서 손님께 판매할 재고 여유분을 드릴 수 있다"며 "판매수익을 낼 수 있는 걸 포기하고 드리는 거다. 업무처리비용+프리미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산 많아서 당장 바꿔야 할 VVIP 중에서 연락달라"며 "일반인은 연락 주셔도 판매 불가다"고 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장난하나. 8천원짜리를 몇 배를 올려서 파는 거냐" "저 판매 매장은 찾아서 손님이 끊겨야 한다"며 비난했다. 당근 측은 해당 글을 확인하고 정책 위반으로 판단해 즉시 삭제 조치했다.
SKT는 다음 달까지 유심 500만 장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당분간 '유심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T는 유심 재고 부족과 로밍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역량을 총동원해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유심 부족 사태에 따라 유심을 물리적으로 교체하지 않고 유심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방식의 시스템 개발을 5월 안으로 마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