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 박종민 기자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앞두고 전두환씨의 잔재를 지우기 위한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곳곳에는 전씨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철거되지 않고 존치 중인 전두환 관련 시설물은 10여 곳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전국 각지에 분포해 있으며, 일부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 합천군에는 전씨의 호를 딴 '일해공원'과 복원된 생가터, 철거됐다가 다시 설치된 기념식수 표지석이 남아 있다. 경기 포천시 축석고개 입구에는 전씨의 친필 '호국로'가 새겨진 기념비가 여전히 서 있으며,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앞에도 친필 문구가 새겨진 주춧돌이 존치돼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는 '국민 독서교육의 전당'이라는 전씨의 글씨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경기 과천시 국사편찬위원회에는 그가 기념식수를 한 장소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대구공업고등학교에는 전씨의 모교 방문을 기념하는 비석과 2007년에 조성된 정자 '일해정'이 남아 있다.
이외에도 전남 장성 상무대에는 '전두환 범종', 서울 청담동 청담대로공원에는 전씨의 친필이 새겨진 한강종합개발 기념비가 존재한다.
일부 시설물은 철거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원형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철거된 전두환 관련 시설물은 모두 17곳으로 파악된다. 청남대, 대전 국립현충원, 제주도청, 예술의전당 등 주요 공공시설을 비롯해 동상, 기념비, 표지석, 휘호 등 다양한 형태의 잔재가 정비됐다.
5·18기념재단은 올해도 전씨 관련 잔재에 대한 시민 제보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제보 접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현재도 시민 제보를 받고 있지만, 접수 건수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며 "지난해 부산, 올해는 예술의전당에서 표지석이 철거되는 등 일부 조치가 이뤄졌고, 재단은 이러한 변화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5·18기념재단은 왜곡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왜곡과 혐오 표현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 서포터즈 '오월메이트(MAYT)'를 모집하고 있다. 활동은 오는 10일부터 6월 15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오월메이트는 5·18 왜곡 사례를 찾아 제보·신고하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