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들섬에는 궂은 날씨에도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이 손님들이 행사 부스를 즐기고 있다. 박성은 기자"아빠 보면서 이렇게 공을 차례로 던지면 돼"
여러 개의 공을 차례로 던지는 '저글링' 묘기를 부모가 선보이자 아이들도 따라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공 여러 개를 던져보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모습이다. 풀이 죽은 아이들을 달래는 부모 여럿이 눈에 띄었다. 외줄타기를 하는 아이들의 손을 부모와 안전 요원이 양 옆에서 든든하게 잡아주며 연신 "할 수 있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어린이날인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는 궂은 날씨에도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이 손님들이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오후부터 비가 예보됐지만, 많은 관객들이 국내 최대 서커스 축제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을 찾았다.
막내딸을 데리고 행사를 찾았다는 황승권(48)씨는 "날씨는 안 좋은데 나오니까 아이하고 서커스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니 좋다"면서 "집에 있는 것보다 나들이 겸 해서 나오는 게 훨씬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씨의 딸 황시윤(9)양도 양손에 선물을 들고 "풍경이 좋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사전에 예약을 받았던 실내 유료 공연은 일찌감치 예약이 끝났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노쇼(No-Show)'표를 노리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달래 가며 긴 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어린이날인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들섬에는 궂은 날씨에도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이 손님들이 행사 부스를 즐기고 있다. 박성은 기자행사장 곳곳에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서커스 풍선이 가득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들도 아장아장 풀밭을 걸어 다녔다. 공연장 곳곳에 플리마켓과 페이스페인팅 등 행사들도 풍성하게 열렸다.
이마에 화려한 페이스페인팅 문양을 채운 유화음(8)양은 페이스페인팅을 마친 뒤 달려와 "아빠 나 어때?"라고 물었고, 유태준(47)씨는 치아가 다 보일 정도로 큰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세 아이와 평소에도 자주 시간을 보내지만 이날만큼은 행사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 노들섬을 찾았다는 유씨는 "서커스를 보다 좀 지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플리마켓이나 시설들이 잘 돼 있어서 좋다"며 "오며 가며 교통체증 없이 이렇게 서울에서 하는 행사가 너무 좋다"고 엄지를 들어 보였다.
공을 구멍에 던져 넣는 이벤트에 참가해 성공한 뒤 상품을 받으며 크게 환호한 이재후(13)군은 "부모님과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며 "모든 게 다 재밌다"고 어린이날을 맞이한 소감을 말했다. 이군의 어머니 김진아(48)씨도 "연휴가 길다 보니 행사를 찾아보다가 여기 서커스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날인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들섬에는 궂은 날씨에도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이 손님들이 서커스 공연을 즐기고 있다. 박성은 기자
오후에 비 소식이 예정됐지만, 오후 1시 30분 야외 잔디마당에서 '노 마탈라스'라는 제목의 첫 번째 공연이 무사히 시작되자 어린이 관객들은 물론 부모들도 안도하며 크게 환호했다.
이른 오전부터 돗자리를 펴고 넓은 노들섬 잔디마당을 가득 채운 사람들은 오후에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자 실내로 대피하거나 우산에 잠시 비를 피하기도 했다.
두 아이의 손을 잡고 행사장 곳곳을 돌아다니던 김혜경(35)씨는 "대구에서 왔다. 근처에 사는 친언니네 놀러왔다 서커스까지 구경할 수 있어서 기분이 더 좋다"며 바쁘게 플리마켓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서울 어린이대공원과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각 서울 도심 곳곳에서 어린이날을 기념해 열린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어린이날 기념 행사들 대부분은 연휴의 마지막 날인 오는 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