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 중인 마지막 미국인 인질을 곧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의 정전 협정 타결, 국경 관문 봉쇄 해제, 인도적 구호품의 가자 반입을 위해서 미국 이중국적자인 이스라엘 군인 에단 알렉산더를 석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했다. 이후 두 차례 휴전으로 다수의 인질이 풀려났지만 여전히 58명이 억류돼 있고, 이 중 34명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BBC는 알렉산더가 현재 살아 있는 마지막 미국 국적 인질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마스의 고위 관리이자 인질 협상팀 대표인 칼릴 알 하이야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하마스가 최근 며칠 동안 미국 정부와 접촉해왔으며 인질 관련 중재 노력에 대해 '대단히 긍정적 태도'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전쟁을 끝내고 포로와 인질 교환을 위한 치열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하마스의 고위 관리인 수하일 알 힌디는 신화통신에 "이번 인질 석방이 48시간 이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알렉산더가 오는 13일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번 조처는 생존한 인질과 유해를 가족에게 돌려보내려는 미국,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 노력에 대한 선의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조처가 잔혹한 전쟁을 끝내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질 대응 특사인 애덤 볼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긍정적인 진전"이라며 "하마스에 억류됐던 미국인 네 명의 시신 인도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이스라엘에 대형 항공폭탄 수출을 재개하는 한편, 볼러 특사를 통해 하마스와 물밑 접촉을 진행했다. 미국이 하마스와 직접 협상에 나선 것은 1997년 테러조직 지정 이후 처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미국이 하마스의 알렉산더 석방 의사를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가) 아무런 조건이나 보상 요구도 없었다"고 전하며 "이같은 태도는 정전 협상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의 중재로 3단계 정전 합의에 도달했지만, 지난 1월 19일 시작된 1단계 정전은 6주간 지속된 뒤 추가적인 연장 협의 없이 종료됐다. 이스라엘은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과 제한적 지상작전을 재개했으며, 인도적 구호품 반입도 차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