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트럼프 재집권후 찬밥신세 대만…'통일' 발언에 또 화들짝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트럼프, 중국과 무역합의 얘기하다 갑자기 '통일' 발언
'대만과의 통일' 연상되자 중국은 빠르게 선전전 활용
대만 내부에서 "미국의 대만 정책 변했나?" 우려 나와
트럼프, 반도체·방위비·관세로 압박…대만 '전전긍긍'
라이칭더 '친미·반중' 선명성 더 드러내며 미국에 구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대만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는가 하면, 대만 반도체 산업을 콕 집어 "미국으로부터 훔쳐갔다"고 압박하고 있다. 여기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무역합의를 언급하며 '통일'을 언급해 대만을 긴장시키고 있다.

트럼프, 중국 얘기하다 갑자기 '통일'…'대만 정책 변화?' 의구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무역합의를 언급하면서 "중국이 완전히 개방하기로 했다"며 "이는 중국에도, 우리(미국)에도, 평화와 '통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과 함께 '통일'을 거론한 것은 중국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대만과의 통일'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이에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대만을 압박하는데 빠르게 이용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미중간 무역협상에서 대만 문제가 다뤄졌다는 추측에 대해 "관련 보도를 주목하고 있다"면서 해당 의혹을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또, "국제사회가 국가통일을 완수하고자 하는 중국 인민의 정의로운 일을 더 폭넓게 이해하고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치 미중 무역협상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통일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처럼 선전전을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일' 발언이 미중 무역관계를 지칭하는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대만에서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는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대만 관계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후퇴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대만 내 정부 인사와 외교 인사들 사이에서 미국의 대만 정책이 변화했는지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만군 예비역 중장인 솨이화민은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을 장기판의 말에 비유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이라는 잘 써먹을 수 있는 말을 포기하겠다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말은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존재"라고 지적했다.

청구서 내미는 트럼프…'친미.반중' 선명성 더 드러내는 라이칭더


지난해 대선 기간 내내 대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우리는 점차 반도체 산업을 잃었고, 대만이 우리에게서 훔쳐갔다"며 대만 반도체 산업을 비난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기 위한 방위비 지출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이 GDP 대비 10% 정도를 방위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보호비 명목으로 미국산 무기를 더 많이 구매하라는 요구다.

여기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에 32%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25%)과 일본(24%) 등 다른 동맹에 비해 높은 관세율이다. 이에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정권은 전전긍긍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향후 4년간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5조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만 정부가 최근 미국산 무기 구매를 위해 향후 5년간 5천억 대만달러(약 23조원) 규모의 특별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라이 총통은 미국에 더 적극적으로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라이 총통은 지난 13일 공개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대항하지 않고 협상을 통해 (관세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강대함을 유지하는 것은 대만과 인도·태평양 지역, 세계에 유익하다"며 "미국이 세계를 주도한다는 정신을 되찾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중국에 대해서는 더 강한 어조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라이 총통은 "중국은 자유무역 체제를 이용하고 있다"며 "정부 보조금을 대량으로 써서 세계에서 상품을 부당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비(非)홍색 공급망'을 만들겠다고도 밝혔는데 홍색 공급망은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뜻한다.

대만 총통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나 경제적 압박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덤핑 행위와 홍색 공급망 등 중국의 경제·무역 정책에 대해서까지 맹비난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등판으로 미국과 많은 동맹국간 균열이 발생하고 있지만,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 외에 기댈 곳이 없는 대만 입장에서는 '친미·반중'이라는 선명성을 더 확고하게 드러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1

0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