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중 처음으로 제주도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국민의 생명·자유·인권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영구적으로 공소시효를 배제해서 살아 있는 한 형사처벌하겠다"며 "거부권을 제게 주시면 이 법(국가범죄 시효 특례법)이 통과되는 순간 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시 동문로터리 앞에서 유세를 하며 "4·3 학살에 대해서 좀더 빠른 시간 내에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엄정하게 물었더라면 광주 5·18 학살이 있었을까, 저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주도의 역사적 아픔인 4·3 사건과 광주 5·18 민주화운동, 그리고 12·3 내란 사태까지 3개의 사건을 연관지었다. 이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도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진실이 알려지고, 늦었지만 재판이 이뤄지고, (책임자들이) 잠시라도 구속되고, 사면되긴 했지만 처벌을 하긴 했다"며 "그 기억 때문에 작년 12월 3일 밤 계엄군 일선 지휘관과 병사들이 적극적으로 의회에 난입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의 우리의 행동, 선택, 판단과 실천이 우리 미래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고, 망칠 수도 있고, 흥하게 할 수도 있다"며 "이번 6·3 대선은 작년 12월 3일에 시작된 '세 번째 제주 4·3을 청산하는 과정'이다. 확실하게 진압하고 확실하게 책임을 묻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가폭력범죄에 대해서는 영구적으로 공소시효를 배제해서 그 행위자는 살아 있는 한 반드시 형사처벌하고, 민사 손해배상 시효도 제한해서 그 범죄자가 재산을 물려준 범위 내에서는 그 후손들조차도 끝까지 책임지도록 하겠다"며 "해당 법(국가범죄 시효 특례법)을 통과시켰는데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거부당했다. 거부권을 제게 주시면 이 법이 통과되는 순간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사인하겠다"고 외쳤다. 이 말에 유세 현장에 모인 제주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남북 긴장 완화와 상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제주도를 포함해서 전부 전쟁 리스크를 안고 있다. 전쟁이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투자를 망설인다"며 "평화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도 있는데, 시장이 공정해지면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대통령 부인이 주가조작에 연루됐는데 힘이 세면 처벌이 안 된다. 시장이 투명해야 하는데 안 그러면 누가 주식을 사겠나"라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직격했다.
이어 "우리 젊은이들은 '국장(국내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면서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데, 젊은이들의 잘못이 아니다"며 "시장의 불공정성은 의지 하나로, 앞으로 '걸리면 죽는다, 돈을 다 뺏긴다, 돈을 번 것 이상 벌금도 내고 감옥도 오랫동안 확실히 가야 한다'라고 하면 무서워서 못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기업 풍토'도 고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량주를 장기투자하라고 해서 샀더니, 새끼를 낳았는데 새끼는 내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라며 "그런데 우리는 물적 분할이나 자회사라는 명목으로 허용된다. 이걸 못 하게 하는 것이 상법 개정안인데 국민의힘이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원래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민주당이 하겠다니 반대한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며 "주식시장에 대한 배당도 늘려야 한다.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을 교정하면 주가가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 시장이 왜곡됐기 때문에 모든 투자가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