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캠퍼스. 연합뉴스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명문 하버드대의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했다. 앞서 하버드대는 반유대주의 근절 등 교육정책 변경 요구를 거부해 트럼프 정부와 갈등을 벌였다. 이번 조치는 현재 하버드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부터 앞으로 입학하려는 학생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버드대가 법을 준수하지 않음에 따라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안보부는 이같은 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다.
미국 대학은 SEVP 인증이 있어야 외국인 학생 등에게 유학생 자격증명서(I-20)를 발급할 수 있다. 이 서류는 비자 승인에 필수적이다. 하버드대는 SEVP 인증을 상실해 유학생을 등록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또 기존 외국인 학생은 학교를 옮겨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고 국토안보부는 설명했다.
국토안보부는 "하버드대는 반미국적이고 친테러리스트 선동가들이 유대인 학생 등 많은 이들을 괴롭히고 폭행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안전하지 않은 환경을 조성했다"며 "하버드대가 다시 인증을 받으려면 72시간 내에 유학생들의 불법 활동 관련 기록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반유대주의 근절 등 사안과 관련해 하버드대와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하버드대에 지급하기로 했던 보조금 22억 달러(약 3조1천억원)를 취소한 데 이어 하버드대가 받는 면세 혜택 등도 박탈하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이에 반발해 지원금 중단을 멈춰달라는 소송을 냈다.
한편 하버드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외국인 학생 차단은 불법"이라며 "대학 측은 140여개국 출신 외국인 학생 및 학자의 수용 능력 유지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