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모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졸업생들에게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파월 의장은 25일(현지시간) 프린스턴대 졸업식에 축사자로 참석해 "우리의 위대한 대학은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주요 국가 자산"이라며 민주주의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과학적 혁신과 경제적 역동성 등 여러 면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50년 뒤를 돌아볼 때 여러분은 민주주의를 보존하고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으며, 건국의 아버지들이 남긴 이상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길 바랄 것"이라며 "또한 삶의 모든 부분에서 스스로 옳다고 생각한 대로 살았음을 알고 싶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최근 연준이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비난하며 사임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는 대학가로도 번지고 있다. 그는 반(反)유대주의 대응 미흡과 다양성·형평성·포용(DEI) 프로그램 문제 등을 이유로 하버드대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잇따라 비판하며, 연방정부의 지원금 중단을 경고해 왔다. 실제로 프린스턴대는 지난달 1일, 아이비리그 대학 중 네 번째로 연방 지원금 지급이 중단됐다.
특히 지난 22일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의 유학생·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취소하며 6500명이 넘는 외국인 학생들의 등록 자격을 박탈했다. 하버드대는 즉시 소송을 제기했고,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은 다음날 하버드 측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버드대는 외국인 학생들의 이름과 국적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