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가 물러간 후 맑고 포근한 봄 날씨를 보이는 1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이 푸르게 보이고 있다. 류영주 기자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29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월 전망치의 반토막 수준인 0.7%포인트 낮추며 0.8%로 제시했다.
한은은 "내수 회복이 지연된 데다 미국 관세 영향으로 수출 둔화폭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향후 성장경로는 무역협상과 관련한 상방과 하방, 양방향의 리스크가 존재하며, 경기부양책 여부와 강도에도 크게 영향받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1분기 내수 부진이 심화되면서 역성장(-0.2%) 했으며, 2분기에는 정치 불확실성 완화 등으로 반등하지만, 건설경기 부진과 더딘 소비 회복으로 당초 예상에 못 미치는 0.5% 성장을 내다봤다.
하반기 이후에는 금리인하와 추경 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심리도 회복되면서 내수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수출의 경우 최근 무역 긴장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관세율과 협상 과정의 불확실성으로 당초 전망경로를 하회해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민 기자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건설의 영향이 가장 컸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0.4%p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은의 0.8%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 아시아개발은행(ADB·1.5%), 국제통화기금(IMF·1.0%) 등보다 낮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0.8%)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4일 새로 제시한 전망치(0.8%)와 일치한다.
한은은 내년에는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개선되겠지만, 통상 환경 악화 영향이 이어지면서 당초 예상(1.8%)을 밑도는 1.6% 성장을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가공식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 등의 상방압력을 국제유가 하락과 낮은 수요 압력 등이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물가경로는 국내외 경기 흐름, 환율 및 국제유가 움직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년 중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820억 달러로, 2월 전망(75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12만명으로 역시 2월 전망(10만명)을 다소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미국의 기본 관세율 10%, 품목 관세율 25% 등이 현 수준을 대체로 유지될 것으로 가정했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의약품 등의 품목 관세 추가 부과도 고려했다.
비관 시나리오로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고 미국 상호관세가 상당 부분 환원될 경우, 국내 성장률이 올해는 -0.1%p, 내년에는 -0.4%p 낮아질 것으로 봤다.
무역 협상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에는 올해 0.1%p, 내년에는 0.2%p 높아질 것으로 봤다. 결국 관세 리스크가 해소돼도 올해 성장률은 0.9%로, 1%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