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카리나, 전한길. 각 인스타그램그룹 에스파(aespa) 카리나가 숫자 2가 쓰인 빨간색 점퍼를 입은 것을 두고 특정 정당과 후보 지지 의사를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전혀 의도가 없었다"라며 적극 부인했음에도, 극우 인사의 카리나 언급은 계속되고 있다.
유명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는 29일 본인 소셜미디어에 '에스파 카리나 우리가 지킨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카리나 관련 우리 기사'라고 적은 대화방 캡처도 올렸다.
전씨는 절차와 내용 모든 면에서 부적절했다고 비판받은 계엄의 주범으로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가고,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부정선거와 헌재 음모론을 줄곧 제기해 온 인물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카리나와 정치적 의도를 연결 지으려는 시도를 우려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카리나를 내세우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카리나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라고 본인이 언급했는데 게시글로 박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등이 대표적이다.
꾸준히 윤 전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힌 가수 JK 김동욱은 "요즘은 대형 기획사 아이돌들도 자기 의사 표현 당당하게 합니다"라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린 바 있다. 카리나의 빨간 점퍼 사진이 크게 화제가 된 다음 날인 28일에 글을 올렸고, '대형 기획사 아이돌'이라는 표현으로 카리나를 겨냥한 글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자 JK 김동욱은 새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려 "난 아이돌들이라고 했지 카리나를 언급한 적이 없단다"라며 "내가 아는 아이돌 후배들 중에 2쪽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ㅉㅉ"이라고 썼다. '2쪽'은 대통령선거(대선) 후보 기호 2번, 즉 국민의힘 지지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리나는 제21대 대선 3차 TV 토론이 진행된 지난 27일 저녁, 본인 인스타그램에 숫자 2가 나타난 빨간 점퍼를 입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빨간 장미꽃 이모티콘을 남겼다. 카리나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으나 이미 온라인상에 빠른 속도로 퍼져 갖가지 추측이 나왔다.
빨간색(공식 색), 2(대선 후보 기호) 등 국민의힘과 연관된 내용이 겹치는 옷을 입은 점,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및 내란으로 인한 이번 조기 대선을 '장미 대선'이라고 부른다는 점에서 장미 이모티콘까지 더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백지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당협위원장,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법률특보인 우재준 의원 등 국민의힘 인사가 줄줄이 '환영'의 메시지를 내고 카리나를 응원했다.
카리나는 지난 28일 팬 소통 플랫폼에서 "저는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계속 오해가 커지고 마이(공식 팬덤명)가 많이 걱정해서 직접 이야기해 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저도 좀 더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행동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걱정 끼쳐서 미안해요"라고 해명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도 "다른 목적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지한 후 곧바로 게시물을 삭제했다"라며 "더 이상 아티스트의 뜻이 왜곡되어 특정 의도로 소비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당사는 카리나를 비롯한 모든 아티스트의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제21대 대선은 오는 6월 3일에 치러진다. 사전투표는 29~30일 이틀 동안 오전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