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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정치색 주의보'에 브이·따봉 못 해도 '투표 독려'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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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그룹 엔하이픈, 아이들, 라이즈. 사진 포즈에서 숫자를 의미하는 손동작을 하지 않은 모습이다. 각 공식 트위터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그룹 엔하이픈, 아이들, 라이즈. 사진 포즈에서 숫자를 의미하는 손동작을 하지 않은 모습이다. 각 공식 트위터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시급함과 긴요함을 피력했으나, 헌법재판소는 내용상으로나 절차상으로 모두 부적절했다고 짚은 후 헌법재판관 8인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대통령이 임기 중 파면되는 사례가 또 나왔기 때문에, 그 여파로 제21대 대통령 선거(대선)은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대선, 총선(국회의원 선거) 등이 이루어지는 선거철은 아이돌과 소속사에게 '긴장의 연속'인 시기다. 옷 색깔이나 포즈,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 등을 토대로 특정 정당 혹은 후보와의 연관성을 찾아내려는 움직임이 시시각각 따라붙고 있어서다.

후보에게 주어지는 선거 기호(숫자)를 떠올리게 할 수 있어, 아이돌은 브이(V), 따봉 등의 손동작을 피한다. 에이티즈(ATEEZ) 우영은 30일 출국 현장에서 무심결에 브이를 한 후 팬들에게 "진짜 바보 멍청이냐. V하고 있다 진짜. 몇 년 차인데 장난하나. 정신 못 차리고 미안합니다…ㅎ"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라이즈(RIIZE)는 팬 사인회에서, 레드벨벳(Red Velvet)은 음악방송 녹화 현장에서 브이와 따봉을 했다가 동작을 멈췄다. 엔믹스(NMIXX) 배이는 팬들과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무심코 브이 포즈를 했다가 "안 돼! 브이 하지 마~"라며 머리를 감싸쥐었고, 옆에 있던 설윤도 브이를 했다가 이내 다양한 숫자를 손가락으로 표현했다. 최근 아이돌 단체사진에서 멤버들은 어떤 손동작도 하지 않는 모습이 일제히 포착되고 있다.

혹시나 제기될 오해를 피하고자, 먼저 '중화'하겠다고 나서는 사례도 있다. 사전투표 인증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던 이채연은 파란색 아대를 착용 중이었는데, 손에 들고 있는 방울토마토 색깔(빨간색)으로 중화하겠다고 글을 적었다.

제로베이스원(ZB1)김태래는 최근 브이를 하고 찍은 사진을 팬들에게 공개했을 때 "아 맞다 아"라며 "지금 시즌 때문에 브이 하면 안 된다고 했어 ㅋㅋ 폰 색으로 중화시킬게…"라고 보냈다. 그의 휴대전화 케이스 색은 파란색이었다. 해외 출국 땐 "좋은 경험하구 와야징"이라고 한 후 빨간 하트를 썼다가 "당분간 하트는 무색으로"라며 흰색 하트를 보냈다. 그러면서 "잠깐 잊었어 ㅋㅋ 난 왜 이 색을 쓰려고 하면 항상 시즌이 이럴까 ㅋㅋ"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제로베이스원 김태래, 엔믹스 설윤, 이채연. 팬 소통 플랫폼, 라이브 방송,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왼쪽부터 제로베이스원 김태래, 엔믹스 설윤, 이채연. 팬 소통 플랫폼, 라이브 방송,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
엔터업계 관계자 A씨는 "대부분 소속사가 아마 대선 기간에 미리 가이드를 전달할 것"이라며 "소셜미디어, 팬들과의 소통 플랫폼 채팅, 라이브 방송, 사진 포즈 등 다양한 부분에서 특정 당이나 후보가 연상될 수 있는 컬러 및 숫자에 대한 부분을 특히 조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 B씨는 "대선뿐 아니라 선거 기간에는 손가락 활용하는 포즈나 특정 당을 연상시키는 의상 착장 및 사진 업로드에 주의를 준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 C씨도 "대선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에는 아티스트에게 팬들과의 소통 시 유의를 당부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아이돌은 투표 인증 사진을 올릴 때도 특정 정당을 연상케 하는 색의 옷은 되도록 입지 않는 편이다. 의상 색깔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에스파(aespa) 카리나다. 그는 숫자 2가 적힌 빨간색 점퍼를 입은 사진에 빨간 장미 이모티콘을 더한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국민의힘 혹은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사진이 워낙 빠르게 논란이 되자 카리나는 결국 사진을 삭제했다.

이후 카리나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전혀 정치적인 의도가 없었고, 팬들을 걱정시켜 미안하다고 적극 해명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아티스트의 뜻이 왜곡되어 특정 의도로 소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한 바 있다.


에스파 카리나. 카리나 인스타그램에스파 카리나. 카리나 인스타그램
본인과 소속사 모두 아무런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고, 뜻이 왜곡돼 특정 의도로 소비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경계했으나, 국민의힘 관계자와 이른바 '극우' 인사가 카리나를 공개적으로 지지·응원하면서 후폭풍은 여전하다.

이에 관해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 C씨는 "카리나씨 사례 이후 회사 내부적으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고 아티스트들도 주의하여 소통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씨는 "따로 (회사에서) 얘기가 나오거나 한 건 아니지만, (카리나 사안 이후로) 아마 더 조심스러워할 것 같다"라고, 엔터업계 관계자 A씨는 "자사는 물론이고 타사 소속 아티스트들 전반적으로, 스스로 더 신경을 쓰고 조심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이돌도 '투표'라는 권리 행사를 하는 데에는 적극적이다. 직접 인증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하고, 취재진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경우도 많다. 에이티즈와 싸이커스(xikers), 빌리(Billlie), 오드유스(ODD YOUTH) 소속사는 공식 계정을 통해 투표 인증 용지를 배포해 팬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 29~30일 오전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한 제21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34.74%다. 제20대 대선 사전투표율 36.93%보다 소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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