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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 관세 '날벼락'에 韓 업계 "엎친 데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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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관세 25%→50% 인상 서명
대미 수출 비중 13% 해당하는 韓 '비상'
5월 대미 수출 20% 급감에 이어 '엎친 데 덮쳐'
"관세 50%로 오르면 대미 수출 24% 감소할 것"
영국 관세 예외 사례 참고해 적극 협상 주문 나와

행정명령 서명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행정명령 서명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으로 돌연 인상하면서 국내 철강 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가격경쟁력이 하락하고, 그에 따라 수출 실적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트럼프 정부가 무역 협정을 맺은 영국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낮춰준 점을 들어, 향후 정부가 협상을 통해 관세율 경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돌연 관세 두 배 인상 발표…대미 수출 비중 13% 韓 '비상'

6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해당 관세율은 한국 시간으로 4일 오후 1시1분부터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상된 관세는 계속해서 저가로 과잉생산된 철강과 알루미늄을 미국 시장에 수출해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외국 국가들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2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한국은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와 협상을 통해 쿼터제를 두고 일정 물량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해 왔지만 해당 조치로 무관세 혜택을 잃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기습 발표까지 나선 것이다.

업계에선 이에 따른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한국 철강의 최대 수출국으로,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철강 수출의 13.06%가 미국으로 향했다. 이는 일본(11.45%), 중국(9.95%)보다 높은 수치다. 미국 기준으로 한국은 상무부 국제무역청 통계 기준 캐나다(23%), 멕시코(11%), 브라질(9%)에 이어 네 번째(9%)로 철강을 많이 수출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번 관세 조치로 한국 철강 업계는 핵심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급락하게 됐다.  

"겹악재 맞아 수출 급감 불가피"…당장 현지 생산 확대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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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정부가 부과한 25% 관세만으로도 국내 철강 업계는 출혈이 큰 상황인데 추가 관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인 올해 1~4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이어 5월에는 20.6%나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관세율이 50%로 더 뛰면서 향후 수출 규모는 더 쪼그라들 전망이다.

한 철강 업체 관계자는 통화에서 "트럼프 정부 이후 미국 내 철강 가격이 상당히 뛰었기 때문에 25% 관세가 붙더라도 어떻게든 해보자는 분위기였지만 50% 관세는 차원이 다른 수치"라며 "사실상 수출이 어려워지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이미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과잉 생산에 밀려 압박이 큰 상황에서 겹악재를 맞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철강 관세가 50%로 오르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24%나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 계산으로 한국의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량이 29억 달러(우리돈 약 3조 9437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6억 9500만 달러(약 9523억원)에 해당하는 수출량이 감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요구대로 미국 내 현지 생산을 늘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공동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8조5000억원을 투자해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상업 생산 목표는 2029년이다.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남은 것인데 당장의 '관세 폭탄' 대응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英은 관세 예외 조치 받았는데…李정부 대미 협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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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업체는 공장 가동 중단이나 사업부 매각 등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지만, 개별 기업의 이런 '자구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새 정부에서 적극적인 한미 협상을 통해 관세율 경감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트럼프 정부가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서는 25% 관세만 적용하기로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영국이 미국과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 예외 조치를 끌어낸 것처럼 새 정부가 한미 협상을 통한 관세율 경감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한아름 수석연구원은 통화에서 "미국이 국내 철강 생산을 끌어올린다고 하더라도 자국 수요를 모두 충당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50% 관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미국이 이번 관세를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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