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예년보다 이른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름철 선호도가 가장 높은 수박을 비롯 시금치, 오이, 열무, 상추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장바구니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수박 1개 가격은 2만 6208원으로, 전월 대비 14.19% 뛰었다. 전년 대비 23.9%, 평년 대비해서는 무려 31.3% 상승했다.
예년에는 장마 이후인 7월 하순부터 수요가 급증하지만, 올해는 이른 더위로 수요가 빨리 늘어났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수박이 출하되기도 전에 수요가 폭증한 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5~6월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수박 생육은 좀 늦어진 반면, 폭염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2주 후 수박 출하가 본격화 되면 가격이 안정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박 뿐 아니라 채소류 중에서는 시금치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상품 등급 기준 100g당 1279원으로, 전월 대비 82.98%, 전년 대비 7.21%, 평년 대비 23.34% 올랐다. 이는 더위에 약한 시금치 생육 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영향이다.
상추도 100g당 1190원으로 전월 대비 29.35%, 전년 대비 5.5% 상승했으며, 평년보다는 1.08% 낮은 수준이다. 열무(1kg)는 3271원으로 전월 대비 41.3%, 전년 대비 5.72%, 평년 대비 12.48% 올랐다. 오이(10개 기준)는 11781원으로, 전월 대비 8.54%, 전년 대비 25.6%, 평년 대비 29.04% 오르며 전반적인 여름 채소의 상승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얼갈이배추(1kg)는 2755원으로 전월 대비 20.57% 상승했으나, 전년 대비 8.56% 하락, 평년 대비 0.29% 낮은 수준이다. 토마토(1kg)는 4185원으로 전월 대비 7.72%, 전년 대비 4.94%, 평년 대비 7.86% 오른 상태다.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폭염으로 가장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배추의 수급도 가장 큰 우려점으로 꼽힌다. 현재 배추(1포기) 3740원으로, 전월 대비 17.02% 상승했다. 다만 전년 대비 11.71%, 평년 대비 9.84%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폭염으로 고랭지 배추의 수확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지난 7일 강원 평창군에 위치한 여름배추 재배현장 및 출하조절시설을 찾아 생육 및 출하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송 장관은 "올해는 이른 폭염으로 인해 여름배추의 생육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배추 비축 물량을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리고, 9월 출하되는 여름배추 재배면적도 늘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