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감독. 연합뉴스"동남아 1등 감독 김상식입니다."
베트남 축구를 지휘하는 김상식 감독이 활짝 웃었다. 지난해 여름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뒤 1월 미쓰비시일렉트리컵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7월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아세안축구연맹(AFF) U-23 챔피언십까지 거머쥐었다. 두 대회를 모두 우승한 것은 김상식 감독이 최초다.
김상식 감독은 5일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U-23 챔피언십 3연패를 일궈 기쁘다. 선수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다. 우승은 해도 해도 기분이 좋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기대와 관심이 더 커져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김상식 감독은 적응의 비결을 교감으로 꼽았다.
김상식 감독은 "생활 안에서 다가가려고 했다. 치료실에서 농담도 하고, 박항서 감독님을 따라 장난을 치기도 했다. 선수들이 한국 인삼을 좋아해서 공수해주기도 했다"면서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해주려고 한다. 덕분에 친해지지 않았나 싶다. 한국 문화와 베트남 문화가 꽤 비슷해 선수들도 마음을 열고 교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항서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미쓰비시컵과 AFF U-23 챔피언십을 모두 우승한 것은 박항서 감독도 하지 못했던 업적이다.
김상식 감독은 "박 감독님은 베트남 축구사를 바꾼 영웅이다. 따라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박 감독님의 업적에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면서 "한국 지도자로서 내가 두 번째로 부임했는데, 베트남에서 한국 지도자가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비교에는 손사래를 쳤다.
이제 U-23 아시안컵, 2027 아시안컵 최종예선, 동남아시안(SEA) 게임을 차례로 치른다. 또 현대컵으로 이름이 바뀌는 미쓰비시컵에서 다시 한 번 우승을 꿈꾼다.
김상식 감독은 "미쓰비시컵이 현대컵으로 바뀐다. 한국 기업의 스폰서로 대회를 치르는 것에 자부심이 크다. 현대컵 우승을 한 번 더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두 번의 우승을 통해 기대치가 올라갔는데, 앞으로도 성적을 내야 하기에 부담이 크다. 감독으로서 잘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