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초 1사 1루 롯데 한태양을 삼진으로 잡은 한화 폰세가 환호하고 있다. 폰세는 이 삼진으로 최소경기 200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연합뉴스프로야구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31)가 KBO 리그 새 역사를 쓴 가운데 이제 자신의 우상이자 팀 선배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괴물' 류현진(38)이 세운 KBO 리그 마지막 1점대 평균자책점(ERA)이다.
폰세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한화의 2 대 0 승리를 이끌며 본인도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개막 후 최장 연승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15연승을 달린 폰세는 정민태(현대·2003년)와 헥터 노에시(KIA·2017년)의 14연승을 넘어 개막 연승 단독 1위에 올랐다.
폰세는 이날 최고 구속 157km를 찍은 강속구와 절묘한 체인지업을 앞세워 팀 타율 1위(2할7푼3리)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2회부터 3이닝 연속 삼자 범퇴 등 5회 2사까지 13타자 연속 범타를 이끌어냈다.
이날 9탈삼진을 추가한 폰세는 역대 최소 경기 200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올해 23경기 만에 202개를 달성해 2021년 아리엘 미란다(두산)의 25경기를 2경기 줄였다. 올해 탈삼진 2위인 SSG 드류 앤더슨도 23경기에 등판했는데 191개로 폰세와는 11개 차다.
폰세는 올 시즌 다승, ERA(1.61), 탈삼진 1위를 질주하며 투수 3관왕을 예약했다. 145⅔이닝, 이닝당 출루 허용(WHIP) 0.86, 피안타율 1할8푼5리 등 주요 지표에서도 1위를 달린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 달성은 시간 문제다. 폰세가 남은 정규 리그에 7번 정도 더 등판한다고 가정하면 미란다의 225개는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23개 차인데 폰세가 3~4경기만 더 등판하면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한화 선발 류현진이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구위는 물론 위기 관리 능력까지 투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인 ERA에서도 폰세는 의미 있는 기록에 도전한다. KBO 리그에서 15년 만의 1점대 ERA다. 류현진이 2010년 달성한 ERA 1.82가 KBO 리그의 마지막 1점대 기록이었다.
폰세는 우상의 기록에 도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 폰세는 지역 최고 인기 구단 LA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류현진의 열혈 팬이었다. MLB 진출 전인 2010년 류현진은 25경기 16승 4패 ERA 1.82의 엄청난 성적을 냈다.
이미 폰세는 우상의 기록을 한번 넘었다. 지난 5월 17일 SSG와 홈 경기에서 폰세는 8이닝 동안 무려 18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보유했던 정규 이닝 기준 1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17개)을 넘어섰다.
이런 기세라면 폰세는 15년 만의 1점대 ERA는 확실하다. 류현진의 1.82를 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1점대 ERA는 KBO 리그 초창기에는 빈번했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은 0점대 ERA도 3번이나 찍는 등 통산 ERA가 1.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제도가 도입된 1998년 이후 1점대 ERA는 2명뿐이다. 1998년 정명원(현대)의 1.86과 류현진밖에 없다. 2023년 앤디 페디(NC)가 2.00으로 아쉽게 1점대 ERA를 찍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제도가 정착된 21세기에는 류현진뿐인 셈이다.
올해 KBO 리그를 씹어먹고 있는 폰세. 과연 류현진 이후 15년 만의 1점대 ERA를 찍고 우상의 기록까지 넘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