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대형 화재가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련동이 해체되고 있다. 한아름 기자대형 화재로 가동을 멈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현장 감식이 사고 석 달여만에 시작됐다.
18일 오전 건물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인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련동.
불에 타고 꺾인 철골 더미와 시커먼 콘크리트 잔해들이 석 달 전 거센 불길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지난 13일부터 합동 감식을 위한 해체 작업이 시작되면서 외벽은 찢어지고 바닥면은 종잇장처럼 구겨진 채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한때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을 배관들 위로 노란 굴삭기 팔이 내리꽂히고 먼지 날림을 줄이기 위해 살수차가 물을 연신 뿌려댔다.
18일 오전 광주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소방본부로 구성된 합동현장감식반이 화재현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한아름 기자
이날 현장에는 광주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소방본부로 구성된 현장 합동 감식반이 화재현장에 진입해 본격적인 감식에 돌입했다.
감식은 불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2공장 정련동 2층의 산업용 대형 전기 오븐을 중심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다만 현재 건물 3층 일부분이 무너져 내려 2층과 3층 구조물이 맞붙은 상태여서 오븐을 바로 꺼내 조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동성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은 "오늘부터 3개 기관이 합동으로 산업용 오븐을 발굴해 정밀 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건물 붕괴로 오븐이 변형됐을 가능성을 고려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감식반은 금호타이어 측이 충분한 사전 조치나 대책을 마련했는지, 소화설비나 방화문의 작동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 화재 당시 대피방송이 적절히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경찰은 2공장 건물의 붕괴 위험으로 화재 현장 감식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광산구의 해체공사 승인을 받아 위험 구간을 제거하는 등 안전 보강 조치를 끝냈다. 이로써 사고 3개월 만에 현장 감식을 시작했다.
해체가 진행 중인 정련동 건물의 건축면적은 약 4만 3천여㎡로 지상 3층 규모다. 건축물은 3층부터 1층까지 순차적으로 해체하는 압쇄 방식으로 철거되고 있다. 해체 공사는 11월 10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지난 5월 17일 오전 7시 10분쯤 광주 금호타이어 2공장 정련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직원 1명이 대피 중 추락해 중상을 입었고, 소방관 2명도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