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바둑 거성 4인방. 사진 위는 조훈현 9단(사진 오른쪽)과 이창호 9단의 대국 장면. 아래 사진은 이세돌 9단(사진 왼쪽)과 신진서 9단의 경기 모습. 한국기원 제공이제는 4억 원이다. 매년 개최되는 세계대회 중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을 내건 대회가 한국에서 탄생했다. 그동안은 중국 주관 대회들이 3억 원대 우승 상금으로 최고 금액을 과시했다.
다만, 4억 원 우승 상금은 1년 주기로 열리는 세계 대회들 중 최고 금액에 해당한다. 중국바둑협회가 주관, 4년 주기로 개최되는 바둑 올림픽 '응씨배'의 우승 상금은 40만 달러(5억 6000만 원)로, 현존 바둑 대회 중 가장 많다. 하지만 1년 주기로 열리는 세계 대회 기준으로는 4억 원이 최고 금액이다.
이와 관련한 22일 CBS노컷뉴스의 취재에 한국기원 관계자는 "1년 마다 열리는 메이저 세계대회를 기준으로 할 때 최고 우승상금 대회가 한국에서 출범한 것"이라며 "준우승 상금 등까지 포함한 총상금 규모가 가장 큰 대회는 중국과 국내 대회를 다시 따져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22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전날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그룹 사옥에서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과 매경미디어그룹 장대환 회장, 한국기원 정태순 부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조인식을 가졌다.
조인식에 따라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은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고 한국기원 주관, 신한은행이 후원하게 된다. 우승 상금은 4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오는 12월 본선 32강부터 4강까지의 경기를 개최한다. 이후 내년 상반기 내 결승 3번기를 통해 초대 챔피언을 가린다. 본선 모든 대국은 주관방송을 맡은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2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그룹 사옥에서 열린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조인식. 조훈현(사진 맨 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신진서(사진 맨 오른쪽에서 네번째) 등 프로 바둑기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한국기원 제공
대회 명칭인 '기선(棋仙)전'은 바둑 신선들의 대회라는 뜻이다. 한국기원은 이번 세계 기선전 출범에 두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첫째, 한국 바둑의 자존심 회복이다. 한국은 조훈현 9단,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에 이어 신진서 9단 등 세계 바둑 1인자를 꾸준히 배출해 왔다.
하지만 세계대회 최고 우승 상금 타이틀은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과 올해 신설된 북해신역배 세계바둑오픈전 모두 우승 상금이 180만 위안(약 3억 4500만 원)이다. 이번 세계 기선전의 창설로 한국은 세계 최강 기사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우승 상금)의 대회까지 보유하게 된 셈이다.
둘째, 한국바둑의 세계화다. 세계 기선전은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뿐만 아니라 베트남 선수에게도 본선 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베트남 바둑계의 성장을 지원하는 취지에서다.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은 "영화 '승부'와 책 '먼저 온 미래'를 통해 바둑과 경영의 통찰을 얻었다"면서 "이는 이번 대회 후원을 결심하게 된 계기"라고 전했다. 한국기원 정태순 부총재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바둑의 중흥 시대가 열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