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직장으로 출근하는 시민들. 박종민 기자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마주치고, 출근길에 지옥철을 타는 평범한 순간들. '도시 보는 사회학'은 이러한 익숙한 장면들이 사실은 구조와 권력, 갈등이 얽힌 사회학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밀즈의 사회학적 상상력에서 기든스의 구조화 이론, 푸코·부르디외·바우만에 이르기까지 사회학자 33명의 이론을 동원해 도시의 풍경을 해석한다.
일산 신도시 개발에서 드러난 공동체의 해체, 강남 대형교회의 부동산 권력화, 김포골드라인 지하철 혼잡 등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구조의 결과임을 밝힌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일상의 공간에서 도시의 의미를 읽어내고, 2부는 신도시·학군·교회 등 사회적 제도의 작동 방식을 분석한다. 3부는 자살, 범죄, 감시, 스마트시티와 같은 현대 도시 문제를 조망한다.
각 장마다 등장하는 '김 씨'라는 가상의 인물은 독자와 이론 사이의 간극을 좁히며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계단 제공 '도시 보는 사회학'은 한국 도시의 특수성도 놓치지 않는다. 층간소음 갈등과 전세제도, 학군지 이주와 같은 현상은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이나 머튼의 범죄사회학, 바우만의 액체 근대 개념과 맞닿아 해석된다.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도시는 우리를 규정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도시를 만든다"는 기든스의 구조화 이론을 강조한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도시를 단순한 거주지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로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김신혁 지음 | 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