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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투자금 땡기기 급급한 트럼프의 '투자 몰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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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기술인력들이 오늘(현지시간 10일)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다. 이들의 미국 재입국이 허용되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약속이었고 그 약속이 지켜지면 다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이 건립되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로 날아가 업무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있는 우리기업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상태로 미국에서 예정된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더불어민주당과 간담회를 갖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인 전문기술인력의 미국내 사업장 체류가 불가능한 현 상태로는 투자와 기업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기업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대미투자가 진행중인 사업장에 인력이 들어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만드는 일과 장기적으로는 미국에 체류가능한 한국기술인력의 쿼터를 보장받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법에 따라 배정받은 쿼터 없이, 연 2천여명의 기술인력 입국을 승인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파장이 커지자 7일 "한국 인력을 합법적으로 데려오도록 만들겠다. 이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 기술인력을 '불법체류자'라고 하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나선 이상 우리 정부는 이번에 근원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캐나다 멕시코 호주 싱가포르 등 모든 국가가 기술인력 쿼터(H-1B)를 할당받았지만 한국만 쿼터를 받지 못한 걸 만회할 기회이기도 하다.
 
우선 조지아를 포함 대규모 대미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에 한국인력이 들어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로부터 입국과 체류, 재입국에 대한 확약을 받아야 한다. 현재 연간 2천명의 한국 기술인력이 입국 승인을 받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이 숫자를 한시적으로 늘려 기업활동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지아주에서 공사 중인 현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전경. 연합뉴스조지아주에서 공사 중인 현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전경.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간 교역과 한국기업의 투자규모를 고려할 때 장기대책은 무조건 마련돼야 한다. 장기대책의 핵심은 미국으로부터 합법적인 쿼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불발될 경우 미국의 정권교체 등 정치상황의 변화에 한국기업들은 또다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한국기술인력만을 위한 미국 입국 쿼터 신설은 미국 정치권의 새 입법절차를 거쳐야 가능하다. FTA협상 직후 기술인력 쿼터가 빠진 사실을 알고 사후에 이를 재추진했지만, FTA조문 수정이 아니라 새로운 입법이 필요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번번이 좌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에만 연연하던 트럼프가 '인력 체류의 허점'을 뒤늦게 인식하게 된 건 다행인지 모른다.
 
현재 미국 하원에는 영김과 시드니 캄라거-도브 의원이 제출한 관련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이 계류돼 있다. 이 법안의 내용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국에 전문직 비자쿼터 1만 5천개(H-1B와 유사한 E-4)를 할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에도 몇차례 법안이 마련됐으나 번번이 처리가 불발됐던 건 미국사회의 정치양극화가 심하고, 이민에 대한 미국내의 견해가 양극단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태도가 바뀐 것에 더해 미국 의회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인 의석분포를 감안하면 법안의 처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영상 캡처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영상 캡처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투자하기로 한 투자액은 자그마치 5천억 달러에 이른다. 이 돈이 투자되고 거기에서 생산품이 나오고 이를 통해 우리기업이 투자액을 회수하는데는 장구한 세월이 걸린다.
 
미국의 정권이 바뀔때마다 투자의 조건이 바뀌고 우리 인력이 쫓겨나는 일이 반복된다면 누군들 마음 놓고 투자를 할수 있겠는가? 기업의 투자라고는 하지만 막대한 국부가 미국으로 흘러드는 점에 비춰보면 이는 국익이 걸린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사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조지아 구금사태는 트럼프의 말 다르고 행동 다른 몰개념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한미 FTA때 빠트린 문제를 이제야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는 점에서 전화위복이다. 기업들이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투자여건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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