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과 중국이 4차 무역협상을 통해 수년간 끌어온 틱톡 매각 문제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를 이룬 가운데 중국 당국이 미국 국적의 금융인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해제하는 등 양국간 협상에 순풍이 불고 있다.
17일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몇 주 전 중국을 방문했다가 출국이 금지된 미국 웰스파고은행 간부가 미중 당국의 협상 끝에 최근 출국금지가 풀렸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애틀랜타에서 웰스파고 중역으로 재직 중인 미국인 마오천웨에 대한 중국 당국의 출국 금지가 해제돼, 그가 이미 중국을 떠났다고 전했다.
애덤 볼러 미국 인질대응특사도 16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출국금지에 처했던 누군가가 방금 풀려났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인물이 마오천웨라고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볼러 특사는 "대통령은 분위기를 잡았고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면서 "그리고 고위급과 대사급, 루비오(국무장관)의 수준에서 언급하자 변화가 일어났다"며 출국금지 해제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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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중 양국은 지난 14일과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4차 무역협상을 벌여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매각 문제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를 이룬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부터 불거진 틱톡 매각 문제가 5년만에 풀린 것으로 중국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 문제에 대해 한발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중간 또 다른 갈등 요인이었던 미국 국적 금융인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위한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측은 틱톡 매각 문제와 함께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보잉 항공기 구매를 대폭 늘리는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갈길이 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측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을 방중 성과물 목록에 올린 걸로 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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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성사시키기 위해 여러 양보안을 꺼냈음에도 미국 측은 요구 사항만 늘여놓고 오히려 자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중국 측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6일 논평을 통해 "중국과 미국이 일련의 무역 협상을 거친 뒤에도 미국은 여전히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만약 실질적으로 중국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중국에는 반격을 진행할 풍부한 수단과 도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담 성과는 양국이 함께 지켜야 하고, 미국은 한편으로 중국이 미국의 우려를 살피도록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지속해서 중국 기업을 탄압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모순된 처사는 협력의 분위기를 심각하게 망치고 어렵게 온 대화 성과를 침식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명보는 4차 무역협상에서 중국 측이 틱톡 매각의 보상으로 상호관세율 인하를 요구했으나 미국 측이 거부했다면서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 방중 성사에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명보는 그러면서 19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경주 APEC에서의 미중 정상회담도 개최되지 못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