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재계에 AI(인공지능) 바람이 거세다.
AX(AI 전환)으로 기업 체질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경영 전략 수립의 정점에 있는 경영자들에 대한 AI교육을 강화해 혁신을 선도하도록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모든 영역서 AI 접목해야"…빈 시간 없이 촘촘하게 AI현장 시찰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박지원 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은 최근 미국 시애틀과 실리콘밸리를 찾아 AI 혁신 로드맵을 모색했다.
박 부회장과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유승우 ㈜두산 사장,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부사장 등은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시애틀과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AI 기업들과 직접 만나 최신 기술과 활용 사례를 점검하고, 그룹 전반의 경영혁신과 산업별 피지컬 AI 적용 방안을 모색했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가운데)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방문해 AI 기반 경영혁신 사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두산 제공출장단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빈 시간을 잡지 않을 정도로 일정을 촘촘히 세웠다고 한다. 아마존의 AI 기반 생산성 개선 프로젝트 사례를 살펴보고 물류센터에 적용된 AI·로보틱스 기술을 확인하고, 엔비디아를 방문해 AI 사업별 협업 논의를 진행했다. 퍼플렉시티, 피지컬인텔리전스 등 피지컬 AI와 에이전트 AI를 선도하는 스타트업과도 만났다.
박 부회장은 출장단에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AI를 접목해야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갖고 놀아야"…사장님들, 토요일 오전 반납하고 AI열공
SK그룹도 이달부터 다음달초까지 사장급 경영진 100여명을 대상으로 AI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는 AI/디지털 전환(DT) 기술을 속도감 있게 내재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8월 21일 이천포럼)라며 모든 업무와 사업에 AI를 도입할 것을 주문한 SK 최태원 회장의 특명에 따른 것이다.
격주 토요일 오전마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HO), SK의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 임원들은 실무 교육이 대폭 강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AI 기초 이해와 일, 조직의 변화 전망' 등 강의와 AI프로그램 실습 등 실무교육이 함께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솔트룩스 등 AI 기술 관련 기업 전문가들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AI가 원하는 결과를 정확하게 찾도록 만드는 기술) 등 실무형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 AX전략총괄 사장단 등 회의 소집…삼성, AI 포럼 조기 개최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한 그룹의 최고경영진이 미래 모빌리티 AI 경험 공간을 체험하는 모습. LG 제공AI를 통한 기업 체질 개선은 재계 전반의 공통된 관심사이자 중요 과제가 된 모양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24일 주요 계열사 최고 경영진과 AX(AI 전환) 전략을 총괄하는 CDO(최고디지털책임자) 등과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 회의를 열고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경각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LG는 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의 선택과 집중 △연구개발 강화 △수익체질 개선 등 3가지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데, 참석자들은 AX 전략 실행에 몰입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는 한편 변화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신속한 실행을 다짐했다.
삼성그룹도 최근 연례 AI 기술 교류 행사인 '삼성 AI 포럼'을 예년보다 두 달 일찍 열고 AI 미래 전략을 재점검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삼성전자는 다양한 업무영역에 AI 기술을 적용해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AI의 중요성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경영 전략을 짜는 최정점에 있는 경영자들에 대한 AI 교육과 그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각 조직의 혁신을 선도하도록 하겠다는 분위기가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