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은 26일 구속된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한 총재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요구에 불응했다. 특검은 통일교 세계본부 재정국장 이모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 한 총재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한 총재가 건강상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특검은 한 총재에 오는 29일 출석하라고 재통보했다.
앞서 한 총재는 구속 전 세 차례나 특검의 출서요구에 불응했다. 마찬가지로 건강상 이유였다. 한 총재는 지난 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 관련 시술을 받았다며 건강 악화를 호소했다. 소환에 불응하던 한 총재는 같은 사건에 연루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된 다음날 자진해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한 총재는 김건희씨에 샤넬 가방 등 총 8천여만원 상당 명품 선물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각각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김건희씨 선물 비용을 통일교단의 재산으로 비용 처리해 횡령 혐의도 받고 있으며, 과거 해외 원정 도박에 나섰다는 의혹도 있다. 아울러 권성동 의원에 금품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10분부터 한 총재의 공범으로 통일교 세계본부 재정국장 이모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앞서 구속기소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이모씨의 배우자로, 2022년 4~7월 한학자 총재가 교단 자금 약 8천여만 원을 횡령해 김건희씨 선물을 구매한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통일교 측은 지난 1일 이씨가 재정국장으로 있을 당시 교단 자금 약 20억원을 가로챈 정황을 확인했다며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씨는 자금의 기획과 집행은 모두 통일교 세계본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