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의 달러패권에 맞서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전 세계 외환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국제 금융기구 국제결제은행(BIS)이 밝혔다.
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BIS가 3년마다 실시해 발표하는 '중앙은행 조사' 결과 지난 4월 세계 장외(OTC) 외환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8.5%로 영국 파운드화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조사 당시 기록한 7.0% 보다 상승한 수치이다. 위안화 비중은 지난 2013년 2.2%에서 2016년 4.0%, 2019년 4.3%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평균 위안화 외환거래 금액도 2022년 조사 당시 5240억 달러(약 738조원)에서 올해 8170억 달러(약 1151조원)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4위를 기록한 파운드화 비중은 2022년 12.9%에서 올해 10.2%로 감소했다. 5위 위안화와의 격차도 지난 2022년 5.9%p에서 올해 1.7%p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중국은 브릭스(BRICS) 회원국을 비롯한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들을 상대로 위안화 거래비중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가 하면, 디지털 위안화 국제운영센터를 개소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의 영역을 디지털화폐 분야로 확대해가고 있다.
다만, 2022년 조사에서 88.4%를 기록한 미국 달러화 비중은 이번에도 89.2%를 기록해 여전히 압도적인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달러화 비중 역시 2013년 조사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 비중 2위는 유럽연합(EU) 유로화(28.9%), 3위는 일본 엔화(16.8%)가 차지했다. 한국 원화 비중은 1.8%로 12위를 기록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애널리스트들은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은 여전히 세계 경제·무역에서 중국의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중국이 위안화 표시 안전자산 공급을 확대하고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외환거래는 2개의 통화 간 이뤄지는 만큼 BIS의 해당 조사에서 비중의 총합은 20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