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한식당의 욱일기 벽화 사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인스타그램 캡처루마니아 제2의 도시인 클루지나포카에 새로 문을 연 한식당이 욱일기 벽화와 일본풍 인테리어를 사용했다가 한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식당 측은 해당 요소를 전면 제거하고 "큰 실수였다"며 한국인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지난 30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루마니아에서 한국식 핫도그를 주 메뉴로 판매하는 'Bite me Korea'라는 식당 내부에 전형적인 일본식 인테리어와 욱일기 벽화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국내에서 꾸준히 퇴출을 요구해온 문양이다.
문제제기 후 변화 한 루마니아 한식당의 인테리어 사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인스타그램 캡처
서 교수의 대외적인 문제 제기 이후 식당 측은 빠르게 움직였다. 인스타 DM을 통해 장문의 사과문과 가게 내부 인테리어를 전부 고친 사진을 공개했다. 고친 인테리어에는 '김치를 먹어요'와 같은 한국어 액자가 걸려있는 것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식당 측은 "욱일기 벽화는 이전 세입자가 사용했던 것이고, 이를 그대로 둔 채 가게를 오픈한 것은 큰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는 한국 문화 관계자들과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재발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서 교수는 식당 측의 빠른 조치와 진정성 있는 사과에 대해 높이 평가해야 한다면서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를 잘못 소개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태국 대형식당 메뉴판에서 한식을 중국 동북지방 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서경덕 교수 인스타그램 캡처
실제로 지난 1월 태국 방콕의 한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프랜차이즈 식당은 떡볶이와 김치를 판매하면서 이를 '중국 동북지방 음식'으로 소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중국에 다수의 체인점을 보유하고 있던 'Ant Cave' 식당은 한복을 입고 떡볶이를 파는 모습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그림을 인테리어에 활용하면서도 김치 관련 메뉴를 중국 '파오차이'로 잘못 표기하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서 교수는 "한국 고유문화를 자국 문화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는 엄연한 도둑질"이라며 "중국인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사례를 묶어 서 교수는 "루마니아 한식당의 사례처럼 잘못을 바로잡은 선례를 통해 앞으로도 전 세계 곳곳의 엉터리 한식당을 바로 잡는 글로벌 캠페인을 꾸준히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시점에서 잘못된 인테리어의 한식당이 해외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의 식문화를 받아들일 땐 최소한 그 나라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겸비해야 한다", "한국문화의 올바른 모습을 알려가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