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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 박영운 "이헌 기다리겠지만…현대로 가고 싶었다"[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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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드라마 '폭군의 셰프' 신수혁 역 박영운 인터뷰 ②
대역 있었지만 열심히 연습해 승마 장면 90% 직접 소화
극 중 공길과 아웅다웅하는 케미스트리는 이주안과 함께 만들어
시간이 지나도 좋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

지난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배우 박영운을 만났다. 마스크스튜디오 제공지난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배우 박영운을 만났다. 마스크스튜디오 제공
"이렇게 인터뷰하고 제 이야기를 써 주신다는 것에 (변화를) 체감하고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인데, (기존보다) 3배가 오른 것 같아요. 되게 감사하게 느끼고 있어요. 이 드라마가 글로벌 1위(넷플릭스 비영어 TV쇼 2주 연속 1위) 할 줄 몰랐지만, 이 드라마 일원이 될 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하고 이건 앞으로 시간이 지나도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이고요. 저한테 좋은 필모그래피가 될 것 같습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 속 신수혁 역을 연기한 배우 박영운을 만났다. 박영운은 '폭군의 셰프'의 일원이 될 수 있어서 좋았고, 배우로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일문일답 이어서.

1. 이헌 역 이채민은 처음에 말이 자기 말을 잘 안 들어서 고생했다던데, 승마 배울 땐 어땠나.

채민이 말이 와, 진짜 컸다. '나는 저거 못 탈 거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채민의 말은) 엄청 말도 안 들었다. 저는 '왕은 사랑한다' 때 한 6~7번 (교육) 받았던 게 끝인데, '왕은 사랑한다'에서는 심지어 제가 말을 안 탔다. 날아다녀서. (웃음) 그 이후로 사실 8년 만에 처음 말 타는 거였다. 근데 현장 첫 촬영부터 말을 타는 신이 있었다. 대역분이 대신하겠다고 하셨는데 감독님이 약간 아쉬워하시더라. '네(박영운)가 하면 그래도 (장면에) 한 컷이라도 잡히니까' 하시면서.

'저 해 보겠습니다!' 하고 일단은 겁 없이 말했다. 한 번 달리고 오니까 괜찮았다. 좀 오기도 생기고. '한 번 더 해 보자' 하고 또 하다 보니까 말 타는 장면은 90% 정도는 제가 했던 거로 기억한다. (직접 연기하는 걸) 강요하거나 억지로 시키진 않으신다. '안 될 것 같으면 대역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다치지 말라'라고 하셨는데 또 배우한테는 그 말이… (웃음)

일단 제가 해 보고 위험한 것 같으면 그땐 부탁을 하겠다고 했다. '아, 수혁이가 할 수 있겠어?' 하시면 '그럼요' 하게 된다. '수혁이 좋아!' 하시면 그 말에 또 에너지가 확 올라왔다. 액션은 그렇게 했다. 위험하기도 하고 다치면 촬영 못 하니까 항상 절대 오버하지 말라고 하신다. 액션은 주안이, 채민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거의 대역 없이 진행한 거로 안다. 물론 길게 끌고 가야 하는 액션 신들은 대역분들이 고생해 주셨다.

박영운은 극 중 왕 이헌을 보필하는 호위무사 신수혁 역을 연기했다. tvN 제공박영운은 극 중 왕 이헌을 보필하는 호위무사 신수혁 역을 연기했다. tvN 제공
2. 11화 후반부부터 나온 살곶이숲 전투 장면이 규모도 크고 길었다. 마치 살아남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그려졌는데, 촬영 당시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 장면이 '폭군의 셰프' 사극의 마지막 장면이자 마지막 날 촬영이었다. 수혁의 마지막 촬영 날이었고. 그래서 이때는 누가 뭐라 하든 그냥 내 마음대로 한번 해 보자, 했다. 제 식대로 헤쳐나가고, 일단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했던 것 같다. 조금 더 자유롭게 표현했던 것 같다.

오마주라고 해야 하나. 시체가 다 누워있고 스모그 다 지나간 상태에서 갑자기 수혁이 손이 쫙 나온다. 앞에 있는 시체를 다 들어 올리는데, 시간상 이게(손이 나오는 장면이) 빠졌더라. 이게 나왔으면 조금 더 재밌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물론 감독님께 더 좋은 거 채택하셨겠지만. (시신) 모형도 있었지만 많은 대역분들, 엑스트라분들이 실제로 다 누워계셨다. 정말 다들 고생해 주셨다.

3. 극 중 왕이 총애하는 공길과 티격태격하는 사이로 나온다. 원래는 그런 장면이 없었다고 들었다.

시청자분들께서 감사하게도 공길이와 제 케미가 좋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사실 대본상에는 '둘이 티격태격한다' 하는 게 쓰여있진 않았다. 공길이는 왕이 좋아하는 인물 중 하나고, 저는 왕을 지키는 호위무사지. 근데 생각보다 부딪힐 일이 있더라. 제가 검을 뽑으려고 하면 옆에 누가(공길이) 서 있더라.

그래서 공길이한테 전화해서 '우리가 한번 이거 만들어 보자' 했더니 집으로 초대하더라. 놀러 가서 이것저것 얘기하면서 맞춰보고 그때 한번 친해지니 전화로도 계속 얘기하고, 숙소 가서 우리끼리 연습하고 그랬다. 받은 거 하나랑 우리가 짠 거 하나씩 준비해서 갔는데 다행히 감독님께서 다 저희가 만든 신을 좀 잘 봐주셔서 그게 방영되더라.


7화에서 본격적으로 나온 공길과의 티격태격하는 케미스트리는 배우 이주안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만든 부분이다. tvN 제공7화에서 본격적으로 나온 공길과의 티격태격하는 케미스트리는 배우 이주안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만든 부분이다. tvN 제공
4. 공길 역 이주안이 자기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도 잘 받아줘서 고맙다고 하던데.

저도 주안이한테 장난도 많이 쳤다. 되게 고마운 친구인데 미담을 하나 말하면 주안이가 아이디어 뱅크라는 걸 이번에 좀 알았다. 애가 진짜 아이디어가 되게 많다. 그게 똑똑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만큼 고민을 많이 해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일찍 자는 편인데 밤 10시, 11시쯤 자고 있으면 전화가 온다. (장면에 관해) 막 얘기한다. 그럼 저도 다시 대본 보고 또 얘기하면서 둘이 (관계성을) 만들었다. 그전까지는 '왕 옆에 누구야?' '왕 호위무사' 이렇게 불리다가 7화부터는 '수혁' '우림위장' 이렇게 각인이 되기 시작해서 그때 너무 감사했다.

5. 이주안과 함께 두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 만든 또 다른 장면이 있나.

12부 때는 진짜 우리가 궁을 탈환해야 했는데 사실 (이야기가) 점프 된 게 많아서 편집된 것도 있고, 저희끼리 만든 것도 있다. 전쟁하면서 공길이랑 저랑 눈빛만 주고받고 서로 각자 갈 길 가지 않나. 거기도 많은 의미가 담긴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인제 서로 눈빛만 봐도 '뭔지 알겠지?' 하는 거다. 저희가 궁문을 열고 궁 사이 길로 들어가는 장면 이후에 바로 싸움이 나오는데, 제가 '공길아!' 하고 부르는 장면도 원래는 없었다.

6. 최종화에서 연지영과 이헌은 현대로 간다. 그럼 신수혁은 어떻게 되는 건지 생각해 봤나.

아, 저는 일단은 현대로 넘어가 보고 싶었다. (웃음) 그래서 공길이랑 나도 수염 밀고 수트 입고 싶다고 우리끼리 얘기했다. 마지막에 액션하고 궁을 바라보면서 '전하, 무사하시옵소서' 이러고 끝난다. 아마 수혁이는 끝까지 충성심을 지켰을 거 같다. 그래서 이헌을 끝까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그 말 한마디('무사하시옵소서')가 저한테는 이제까지 1부부터 12부까지 달려온 걸 함축하고, 수혁이는 이 말을 하기 위해 그동안 충성심을 보인 게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 아마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는 전하를 그리워하며, 혹은 어딘가에 잘 계시지 않을까 할 것 같다.

 
박영운은 신수혁을 연기하며 크고 작은 전투 장면에서 활약했다. 마스크스튜디오 제공박영운은 신수혁을 연기하며 크고 작은 전투 장면에서 활약했다. 마스크스튜디오 제공

공길이는 아마 떠났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사실 지영을 조금 좋아했고 누이의 복수도 끝났고 자기의 목표가 다 사라졌으니 이젠 혼자 멀리 떠나서 훈련을 다시 마저 한다든지, 자기만의 길을 떠나 지영을 그리워하면서 잘 살지 않을까. 수혁이는 수혁이대로 살고.
 
사람들이 시즌 2 얘기도 하시던데, 수혁이는 확실히 안 죽었으니까 '지금이야!' 하고 현대로 오지 않을까. (웃음)

7. 아까 공길이 지영을 그리워하면서 살 것 같다고 언급했는데 공길이 지영을 애틋해하는 설정이 있었던 건가.

맞다. 사실 이게 대본에는 쓰여 있었는데 그걸 보여줄 만한 신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모르고 있던 분들이 굉장히 많더라. 길금(윤서아)과 잘될 줄 아는 분들이 많았지, (공길이) 지영을 좋아한다고는 사람들이 전혀 몰랐다. 저희는 아니까. (웃음) 대본상 이야기가 많이 들어오고 빠지는 것도 있다 보니 그러면서 자연스레 빠지지 않았나 싶다.

저는 마지막에 '전하, 무사하시옵소서' 하고 공길이는 '연 숙수, 잘 가시오. 이제 보내드리리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걸 보면, 그때도 제가 보기에는 공길이도 그 말을 하기 위해서 그동안 달려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8. '폭군의 셰프'를 찍으면서 이주안과 특히 친해졌을 것 같다.

배우 간에 뭔가를 준비해 오면 즉흥적으로 한다기보단 먼저 물어보고 한다. 근데 주안이가 저한테 얘기한 아이디어가 한 번도 나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 걸 보면서 진짜 고민 많이 하는 애구나 싶었다. 아무리 동생이라도 보고 배울 건 배워야 하지 않나. 순발력이나 센스가 있고 아이디어도 많다.


왼쪽부터 이헌 역 이채민과 신수혁 역 박영운. tvN 제공왼쪽부터 이헌 역 이채민과 신수혁 역 박영운. tvN 제공
9. 이헌 역 이채민과 함께해 보니 어땠나.

일단 동생 같지가 않았다. 대본 분석도 그렇고 집중력이 너무 뛰어났다. 저랑 막 껄껄 웃고 있다가도 슛 들어가면 '가자 가자' 하면서 헌이가 집중을 너무 잘해서 (제게) 주기 때문에 그때만큼은 저도 장난기를 풀게 됐다. 그런 부분을 높이 산다. 평소에도 운동을 되게 좋아하고 자기관리 하면서, 형들도 잘 챙겼다. 제가 밥 먹고 있으면 와서 앞에 앉아 가지고 '형, 같이 먹자' 이러고 제가 만약에 자리가 없어서 어디 앉지  하면 '형, 자리 비었어. 이리 와' 하고. 되게 잘 챙겨주는 아이였다. 정말 동네 동생 같고, 주안이도 그렇고 채민이도 그렇고 되게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10. 임윤아와는 '왕은 사랑한다' 이후 같이 연기하게 됐다.

윤아씨는 진짜 항상 예나 지금이나 마음씨 따뜻한 거 여전하고. ('왕은 사랑한다'는) 다들 모임이 너무 좋아서 거의 2년 정도 유지했다. 이번에 만났을 때도 '오빠!' 하면서 먼저 오더라. 저는 처음에는 (전작이) 8년 지났으니까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다 했는데 '에~ 오빠 왜 존댓말 써요?' 하면서 그만큼 편하게 대해주니까 저도 편하게 현장에 있었고, 연기도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얼마 전에 한 분 한 분 추석 선물해 줘서 깜짝 놀랐다. 충분히 회사 통해 얘기할 수 있었을 텐데 한 명 한 명 다 개인적으로 연락했더라. 센스 있게 문자로 '과거 산이('왕은 사랑한다' 배역명) 현재 지영이가 보내드립니다'라고 보냈더라. 그런 재치도 되게 있다. 사실 '왕사'에서 많이 붙어있었다. 제가 산이의 엄마를 죽였고, 산이는 그 엄마 죽인 사람을 찾기 위해 저를 쫓아다니느라…

모임이 잦았는데 다들 바빠지다 보니까 한두 명씩 줄어들고 만나는 게 뜸해졌다. 다시 오랜만에 만나서 안부도 물어주고. (임윤아는) 항상 마음씨가 따뜻한 것 같다. 참 대인배고.

배우 박영운. 마스크스튜디오 제공배우 박영운. 마스크스튜디오 제공
11. '폭군의 셰프' 현장은 배우들이 아이디어를 내 여러 가지로 표현하는 것에 특히 열린 현장이었다고 들었다. 경험해 보니 어땠는지.

감독님이 그런 걸 원하셨다. 저는 제가 준비해 온 것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네가 준비한 것도 한번 해 봐' 하면서 여러 버전을 찍어주셨다. 그래서 후회 없이 연기를 해 본 것 같다. 장태유 감독님은 한 가지보다는 두세 가지 준비해 오는 걸 좋아하셨다. 슛 들어오기 전에 '이렇게 한번 해 봐도 될까요?' 하면 '어, 해 봐' 하셨다. 배우 입장에선 좋은 기회였다.
 
생각하고 고민해 오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요즘 대체로 현장은 너무 시간이 없어서 쫓기고 바쁘다. 제가 고민해 온다고 해도 감독님께서 다 들어주지 못하실 수도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작은 배역인 배우 목소리도 들어주신다는 자체가 되게 감사하기도 했고, 시간 지나서 보면 그런 게 있어서 제가 더 성장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드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이 배웠다.

12. 차기작이 정해졌나.

아니다. 인터뷰 끝나고 미팅 간다. 지금 열심히 다음 걸 위해서 달리고 있다. (웃음)

13.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역할은.

저는 시키면 다 하는 사람이긴 한데 항상 새로운 걸 창조하고 싶고 새로운 역할을 해 보고 싶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역할은 사이코패스다. 제 한계를 뛰어넘는 연기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고 그거로 인해 시청자분들께 조금 각인되고 싶다는 욕심이 예전부터 있었다. 다른 역할도 있지만 제가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아, 나도 저런 역할 해 보고 싶다' '나라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하며 갈증이 항상 생겼던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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