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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조기업 10곳 중 3곳만 "中보다 기술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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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2010년엔 90%가 '한국이 앞선다'…이제 30%만 남아
"中이 더 싸고 빠르다"…韓 제조업 경쟁력 약화 기류 뚜렷
中 정부의 대규모 투자 vs 韓 역진적 세제 구조
대한상의 "성장형 지원정책으로 전환해야"

대한상공회의소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제공
국내 제조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이미 중국에 기술력을 따라 잡히거나 추월당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값싼 대체품'으로 여겨졌던 중국산 제품이 이제는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품질 경쟁력까지 갖춰 한국 제조업의 강점을 빠르게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기업 370개사를 조사한 결과, 중국 경쟁 기업과의 기술 경쟁력 수준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중국보다 기술 경쟁력이 앞선다"라고 답한 기업은 32.4%에 불과했다. 반면 "차이가 없다"(45.4%), "중국이 앞선다"(22.2%)는 응답은 67.6%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같은 조사에서 "한국이 기술 우위"라고 답한 비율이 89.6%였던 것과 비교하면, 15년 만에 57.2%p나 하락한 셈이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높게 평가됐다. 응답 기업 84.6%가 "우리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비싸다"고 답한 반면, "비슷하다"(13%), "한국산이 저렴하다"(2.4%)는 답변은 소수에 그쳤다. 특히 "중국산 제품이 국산보다 30%이상 저렴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53%에 달했다. 특히 해당 응답은 디스플레이(66.7%), 제약·바이오(63.4%), 섬유·의류(61.7%) 품목에서 더 높게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실제로 세계무역기구(WTO) 산하 기관인 국제무역센터(ITC)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반도체(메모리) 가격은 한국산의 65% 수준, 배터리(리튬이온 축전지)는 73%, 철강은 87%, 섬유·의류는 7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강점으로 여겨온 제조 속도에서도 중국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경쟁 기업의 생산 속도가 빠르다"는 답변은 응답 기업의 42.4%로 집계됐다. "한국이 빠르다"(35.4%)는 답변을 10%p 이상 앞지른 것이다.
 
또한 향후 3년 내 중국 산업의 성장으로 인해 한국 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응답 기업의 69.2%가 동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이 이처럼 기술과 생산 속도에서 격차를 벌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정부의 대규모 투자와 유연한 규제 환경을 꼽았다. 반면 한국은 제한적인 정부 지원과 폐쇄적인 규제, 기업이 클수록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역진적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국은 1조 8천억달러 규모의 정부 주도 기금 등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 붓고 있는데, 한국은 세액공제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공제율이 낮아지는 역진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미 중국의 양적·질적 지원 수준을 따라가기 어렵다"며 "지원 방식 역시 '나눠 먹기식 재정투입'에서 벗어나 성장형 프로젝트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감사 이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과 프로젝트에 재원이 우선 투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도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와 기술 개발을 뒷받침할 성장 지향형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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