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을 방문한 뒤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성패를 가를 핵심 의제로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눈에 띄는 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합류다. 당과 거리를 둔다는 말까지 있었던 그가 '부동산 정책 때리기'를 매개로 지도부와 호흡을 맞추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정부 여당 인사들의 실언을 집중 공략하며 민심을 들끓게 함과 동시에 '부동산 해결사는 국민의힘'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지방선거 분위기를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여전히 고민은 있다. 뚜렷한 반등세가 보이지 않는 정당 지지율이다.
장동혁과 오세훈…재개발 현장서 만났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연일 터지는 여권 인사들의 '부동산 설화'로 수도권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 아래 서울시와 정책 공조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오세훈 시장과 함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재정비 촉진 구역 일대를 찾아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일제히 때렸다.
장동혁 대표는 정부 여당이 위선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들은 게걸스럽게 집어먹다가 접시까지 삼켜놓고 국민을 향해선 내 집 마련조차 죄악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고약한 머리에서는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이 나올 수 없다"며 10·15 부동산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을 방문한 뒤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날 행사에서 시선이 쏠린 곳은 오세훈 시장의 합류다. 오 시장은 최근 이따금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당시 행사 등에서 당 인사들의 모습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관련기사 : 국힘 지도부 대구로 '우르르'…오세훈은 국회서 정책토론실제로 애초 서울시 내부에서는 "중도층을 고려하면 당의 지원 없이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게 낫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당과 보조를 맞추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전날 오 시장도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적대 정책, 방해하는 정책 때문에 이 지역이 낙후된 지역으로 20년 동안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이 지역 주민 여러분의 공통된 문제의식일 것"이라며 협공에 나섰다.
오 시장은 "이명박 서울시장 때부터 시작한 뉴타운 사업이 그 후임인 오세훈 시장 때 가장 많은 구역을 지정했는데, 후임 시장(박원순 전 시장)이 389개 지역을 전부 해제했다"고 박원순 서울시 정책도 때렸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국토부에 건의하는 것을 (당이) 각별히 챙겨준다면 정부와의 협력 관계가 빠른 속도로 진척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폐지' 등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정책과 맞물린 입법에 당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與 '부동산 설화'에 민심 흔들…그래도 국힘의 고민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정부 여당 인사들의 잇따른 실언, 그리고 이에 따른 여론 악화는 국민의힘의 이러한 행보에 더욱 속도를 붙이고 있다.
앞서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은 '시장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작 자신은 갭투자한 사실까지 드러나며 더욱 코너에 몰렸다.
국민 공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은 '15억 원 정도는 서민 아파트'라고 말해 또다시 논란을 자초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민감한 경제정책에 대해선 조용히 정부를 뒷받침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 내에서는 "이 차관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사퇴 요구가 나왔다. 결국 이 차관은 전날 밤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부동산 전문가라는 이미지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책정당' 이미지로 부동산으로 흔들리는 민심을 잡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폐지법'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김은혜 의원이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정기국회 내에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해 민간 재개발·재건축에도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다만 그럼에도 고민은 있다. 정당 지지율이 크게 반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5%로,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43%로 4%p 상승해 양당간 격차가 오차범위 밖인 18%p까지 벌어졌다.
| ▶인용된 여론조사는… |
-조사기간: 2025년 10월 21~23일 -표본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접촉률: 43.9%(전체 투입 유효 번호 대비 통화 연결) -응답률: 12.3% -조사기관: 한국갤럽 자체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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