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를 마친 뒤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50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려 하느냐"며 항의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최 전 장관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도 "예스맨이니 노라고 못했겠지"라고 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3일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위증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국무위원들을 소집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를 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러 나가자, 최상목 전 장관이 한 전 총리에게 '왜 반대 안 하셨습니까. 50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했습니까'라고 강하게 따졌다고 증언했다.
최 전 장관이 이 전 장관에게도 '원래 예스맨이니 노라고 못했겠지'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다고 했다.
이튿날 새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후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가 끝난 뒤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대해 정리하자는 취지로 "국무위원들은 남으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조 전 장관은 또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가) 회의란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자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 '어폐가 있다'고 따져서 서로 언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 전 총리가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니 정리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조 전 장관은 다만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물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지난 기일에 이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기도 했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연합뉴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쯤 강 전 실장에게 "텔레그램 좀 봐주시지요"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당시 한 전 총리가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는 삭제됐다.
강 전 실장은 "당시 한 전 총리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던 것 같다"며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고, 한 전 총리는 "지금은 갖고 있지 않고, 제 기억에 당시 대통령에게 대통령실로 오라는 말을 듣고 어떻게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등을 물어본 기억이 난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5일 이 전 장관과 최 전 장관, 박상우 전 국토교토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0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증인으로 부른다. 12일 오전에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일 오후에는 윤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을 각각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