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호>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 최서윤> 네.
태양광 부각, 메타 1GW(기가와트) 전력 신규 구매. 페이스북이랑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죠. 메타가 지난주에 1GW에 육박하는 태양광 전력 구매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알려져서 가져와 봤습니다. 1GW 하면 어느 정도인지 체감이 잘 안되는데 우리나라 아파트 100만 가구가 쓰는 분량이라고 합니다. 굉장히 어마어마하죠. 어마어마한 전력이 어디에 필요할까요? 바로 데이터센터에 쓸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입니다.
◆ 홍종호> 데이터센터 하면 바로 AI 인공지능으로 연결되잖아요.
◇ 최서윤> 맞습니다. 요즘 제일 핫하죠. 지난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이후에 우리나라 경제 산업계 관심이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에 쏠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거물 AI 기업들과 국내 기업 협력이 구체화됐잖아요. 그러면서 국내에 AI 데이터센터가 대거 들어올 걸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SK가 울산에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주가도 급등락했죠. AI 붐이 반도체 업계의 붐과 동시에 전력 기기, 태양광 시장의 붐도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메타 계약으로 태양광 업계가 붐업됐다는 소식이 있어요. 메타는 AI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요한 축 중의 하나가 바로 데이터센터예요. 루이지애나주에 5GW 규모 초대형 데이터센터인 하이페리온이 있고요.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1GW급 데이터센터 프로메테우스도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텍사스주 엘패소에도 1GW급 데이터센터 단지를 신설하겠다고 10월 말에 발표했습니다. 발표하면서 채권을 엄청나게 발행했어요. 그래서 시장 반응이 차갑기도 했는데요. 메타는 우리가 과소 투자하지 않는다며 공격적으로 용량을 선행 구축하는 게 올바른 전략이라고 말하면서 일축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 홍종호> 이렇게 데이터센터를 막대하게 건설하겠다고 하니까 너무 과도한 거 아닌가 할 수 있겠네요. 요즘 AI 버블이라는 말도 나오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도 있었을 것 같네요.
◇ 최서윤> 네. 맞아요. 투자하시는 분들은 조심해서 볼 필요도 있지만 테크 기업에게는 생존의 문제잖아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지으려고 하면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거예요. 그래서 전력 확보 경쟁에도 치열하게 나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 게 기사로도 나타나고 있는 거고요. 메타가 이번에 태양광 계약을 새로 맺은 거예요. 루이지애나주의 하이페리온과 텍사스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전력이라고 해요. 그래서 프랑스 전력회사인 엔지의 북미 법인이 텍사스주 러벅에 600MW(메가와트) 규모의 신규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있어서 여기랑 전력 구매 계약인 PPA를 맺고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하고요. 그다음에 또 다른 전력 사업자인 트리티오크 클린에너지와 루이지애나주에서 2027년 이후에 생산되는 태양광 전력 385MW 지원받는 계약서도 체결했다고 합니다.
메타가 태양광 관련해서 전력 계약을 맺은 게 처음이 아니에요. 이번 계약 체결로 메타의 태양광 발전 구매 용량이 올해에만 무려 총 3GW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하죠. 메타뿐만이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를 위해서 재생에너지 업체랑 구매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지난 5월에 구글은 600MW급 태양광 및 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요. 마이크로소프트도 올해에만 475MW 규모의 태양광 전력을 구매했습니다. 그래서 테크크런치가 태양광 발전은 저렴하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규모가 확대되면서 기술 기업들의 주요 전력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 홍종호>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네요. 싸고 빠른 것을 이길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는 거죠.

◇ 최서윤> 맞아요. 태양광이 간헐적이라는 단점도 있긴 하지만 장점이 너무 크다는 거예요. SMR 같은 미래 기술들이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이지만 아직 가동되지 않은 기술이고 R&D 단계에 있기 때문에 검증도 안 됐잖아요. 또 LNG 발전소 같은 것도 건설하려면 수년씩 걸리잖아요. 태양광은 평균 18개월이면 완공됩니다. 그래서 신규 발전 용량을 확보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가장 저렴한 게 태양광이라는 사실은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 홍종호>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원들이 가장 싼 발전원이라는 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주장일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검증된 거고요. 게다가 태양광은 풍력보다도 더 빨리 설치할 수 있습니다. 중동 지역이나 땅 넓은 지역은 한 2GW를 1년 반 만에 다 짓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규모인 1.4GW 원전이 10년, 15년 걸리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빠른 공급 속도는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인 거죠. 그러니 메타가 앞으로 태양광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받겠다고 하는 방향성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다만 루이지애나주의 전력은 이른바 EAC 방식, 즉 직접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게 아니고 인증서를 구매하는 방식이라는 건데요. 이거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 최서윤> 맞습니다. EAC(환경속성구매)라는 게 Energy Attribute Certificate를 줄인 건데요. 제조 기업이 물건을 만들 때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사용했다는 인증서예요. 그래서 1MW 단위로 인증을 해주는데요. 유사한 개념으로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이 있는데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발전 사업자들이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했다는 것을 인증받는 제도예요.
이게 나온 이유는 발전 사업자들한테 RPS인 생산자 책임 제도라는 걸 부여해서 재생에너지 공급의 의무 비율 같은 걸 설정하고 있습니다. 일정 비율만큼 재생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 거죠. 실제 재생에너지를 만들어서 비율을 채우는 게 가장 바람직하긴 한데 그럴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그만큼은 REC를 구매하면 인증을 해주는 겁니다. 그 돈으로 재생에너지 공급에 또다시 투자할 수 있으니까 그런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 최서윤>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 되게 유사해요. 배출을 안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배출하게 되면 배출권을 사서 메꿀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잖아요. 이것과 비슷합니다. 제조업체가 RE100 선언을 하면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100% 사용하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못할 수도 있으니까 EAC라는 인증서를 사서 부족한 비율을 채울 수 있게 한 보조적인 제도입니다. 차이점으로 EAC는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무탄소 에너지를 인증하기 때문에 원자력도 포함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시 메타의 계약으로 돌아가 보면요. 트리티오크 클린에너지가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력은 지역사회에 그대로 공급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메타는 EAC만 구매해서 어떻게 보면 비용을 조달해 주고 재생에너지 사용한 걸로 인정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너무 편리한데 일각에서는 이런 제도들이 탄소 배출하고서 눈속임하는 거라고 하면서요. 이런 제도가 생긴 건 아주 예전에 재생에너지의 가격이 비싸니까 재생에너지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제도일 뿐인데, 지금은 재생에너지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계속해서 하면 신규 발전량이 늘어날 수 있겠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 홍종호> 그래요. 이런 제도들이 좋게 보자면 공장이 입지한 지역에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너무 없으면요. 1,000km 정도 떨어진 곳에 발전 시설이 있지만 직접 가져오기가 힘드니 거기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100만큼 확인됐으니 그만큼 인증서를 구매해서 쓸 수 있다고 확인해 주는 제도인 거죠. 그런데 잘못 쓰면 최 기자 말씀하신 대로 그린워싱이 아닌가 하는 거죠. 100 만큼 발전했는데 100, 200, 300씩 난발해 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을 수 있고요. 그래서 확실하게 추가적인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에 상응하는 EAC만 발급해야 합니다. 발급받아서 구매한 기업은 반드시 사용 후에 또 돌리면 안 되고 폐기 처분해야죠. 영어로 Retire라고 하는데 없애버리라는 거죠.
이런 것들이 잘 갖춰지면 전체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확보될 거라는 취지인데요. 맞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건 확실하게 직접 받는 거죠. 아니면 직접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해서 전기를 공급하는 건데 마음대로 다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요. 때에 따라서는 이런 인증서도 효과가 있다는 거고요. 유럽에서도 GO라는 Guarantee of origin이 있는데요. 원산지는 확실하게 재생에너지라는 건데 이렇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요. 저는 잘 사용하면 실효성이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그린워싱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 최서윤> 네. 어쨌든 빅테크로서는 RE100을 실현할 의무도 있기 때문에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다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이렇게 메타의 태양광 발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태양광 관련 업종도 최근에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OCI홀딩스, 한화솔루션 이런 데가 관련주고, 급등했어요. 그런데 요즘 시장이 정말 무섭기도 해요. AI가 붙은 주식과 AI와 전혀 관련 없는 주식의 희비가 굉장히 갈리고 있거든요. 무섭게 치고 올라가다가 AI 거품론이 제기되면서 하락하고 이러한 양상이 반복되고 있어서 투자에는 조금 주의하면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홍종호>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가 어디에 입주할 건지, 어떤 규모로 지을 건지 관심이 많잖아요.
◇ 최서윤> 서두에서 말씀드렸는데 울산 미포에서 시작한 SK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제 시작해서 터파기와 기초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이라고 하거든요.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가 7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APEC 때 방한한 아마존웹서비스의 맷 가먼 대표가 추가로 2031년에 인천 경기 일대 신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50억 달러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작년부터 인천 서구 가좌동에 100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고요. 또 다음 후보지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사리현동에서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 홍종호> 결국 데이터센터가 뒷받침되어야 AI 활용도 되고 학습도 될 텐데요. 대한민국처럼 고립 전력망 구조에서 앞으로의 전력 공급이 감당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또 한편으로 미국을 보면 데이터 센터로 인해서 전기 수요가 너무 올라가니까 지역의 전기 요금이 오른다는 보도도 나와요.
◇ 최서윤> 맞습니다. 일단 울산의 경우에는요. SK멀티유틸리티가 운영하는 LNG 복합발전소에서 LNG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는데요. 울산 외에 나머지 데이터센터는 어떻게 할 거냐는 의문이 있었는데요.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이 최근에 JTBC와의 인터뷰에서 여기에 대한 답변을 해서 소개해 드릴게요. 하 수석이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에너지 믹스 정책이고 원전 일정 비율, 그리고 현재 10%도 안 되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훨씬 더 높일 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AI 확장에 있어서도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수적이라는 거죠. 앞으로 어떻게 확대해 나갈지, 지난주에도 다뤘지만 말씀하신 전기료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지혜롭게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면 좋겠어요.
◆ 홍종호> 네. 좋은 말씀이세요. AI로 모든 관심이 쏠리는 지금, 인공지능 확대와 함께 에너지 전환도 신속히 이루어져야 하고요. 그래야 AI도 활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2개는 같이 가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 최서윤> 지속 가능한 AI요.
◆ 홍종호> 좋습니다.